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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제2의 크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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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제2의 크림' 되나

입력
2014.04.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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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분리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제2의 크림사태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의 분리 움직임을 조종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동시에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우크라이나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추진키로 하는 등 외교적 해결 노력을 펴고 있다.

미국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7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진입을 시도할 경우 추가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니 대변인은 또 친러 시위대 일부가 지역 주민이 아니라 고용된 용역이라는 강한 증거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이날 존 케리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 러시아, EU, 우크라이나가 참여하는 4자 협상을 향후 10일 이내 개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주정부 청사를 점거한 친러 시위대는 7일 공화국 창설을 선언하고 5월 11일 이전에 분리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리코프에서도 주정부 청사를 장악한 시위대 100여명이 공화국 창설을 선포하며 루간스크의 시위대와도 입장을 조율했다고 밝혔다. 이들 3개 지역 친러 시위대는 청사에 러시아 국기를 내걸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들 지역에 치안 병력을 충원 배치하는 등 강경대응 태세다. 정부가 폭동 진압을 위해 내무부 산하 특수부대원들로 위장한 미국 용병부대 '블랙워터'(Blackwater) 대원 등 전투부대를 투입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국경을 넘어 군대를 보낼 상황을 만들려고 배후에서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의혹을 반박하면서 정당한 주장을 하는 동부 지역 주민에게 무력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키예프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도네츠크 등 동부 지역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율리아 티모센코 전 총리 등 고위 인사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 접경 지역에서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 접경지역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고 밝혔으나 서방은 이를 의심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 접경 지역의 병력 집결이 통상적 군사훈련의 일환이며 우크라이나를 침범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군대를 앞세워 크림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까지 장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나토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한 제재 조치로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브뤼셀 나토 본부에 러시아 외교관의 출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림 공화국의 한 군부대에서 6일 우크라이나군 장교가 러시아 병사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등에 따르면 이날 늦은 밤에 크림 반도내 노보표도로브카 마을의 한 군부대 숙소에서 우크라이나 항공부대 소속 소령 스타니슬라프 카라체프스키(32)가 비무장상태로 러시아 하사관이 쏜 자동소총에 맞아 숨졌고 또 다른 우크라이나 대위 1명은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 사건은 우크라이나군 장교와 러시아 군인들 사이에 벌어진 승강이 끝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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