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 문제로 13년째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고 있는 평창 도암댐 방류 해결방안이 제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은 8일 정책메모(제349호) 보고서를 통해 대관령 일대에 조성하는 '천상의 화원'프로젝트를 통해 오염원을 제거하면, 댐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천상의 화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연구원 측이 3만 여㎡에 이르는 대관령 목초지에 제안한 복합 관광단지다. 꽃과 종자, 식품, 의약품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단지를 조성하면 도암댐 상류의 오수와 흙탕물이 줄어들어 오염원 제어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다만 연구원은 이 보고서는 강원도와 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1991년 평창에서 강릉으로 흐르는 송천을 막아 건설한 도암댐은 수질 오염문제가 불거져 2001년 3월 발전방류가 중단됐다. 국무총리실의 분쟁조정을 거쳤으나 현재까지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장기민원이다.
13년 간 도암댐 수질 개선을 위해 192억 원을 쏟아 3FM방식(댐 상부 관로에 유연성 섬유사를 주입해 부유물질을 흡착시키는 방식) 등 갖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원이 도암댐 활용 방안을 제기한 이유는 발전중단으로 잃는 것이 더 많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발전이 중단된 13년간의 기회비용은 3,250억 원에 이르고, 4,000만 톤의 저수량을 활용하지 못해 강릉 남대천의 건천화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얘기다. 연구원의 분석 결과 2006년 초당 109.7㎥였던 남대천 유량은 지난해에는 초당 5.5㎥로 20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여기에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제기된 물 부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도암댐 문제를 2년 여 만에 다시 들고 나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도암댐 문제를 천상의 화원 프로그램과 연계할 경우 다년생 나무와 꽃 등을 심어 토사유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 등을 통해 오염원 제어와 관광자원으로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연구원 측이 제안한 천상의 화원 사업이 아직은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정선군 등 도암댐으로 인해 피해를 본 자치단체 입장도 여전히 회의적이다. 정선군의 한 관계자는 "10년 넘게 탁류를 저감시키지 위한 조치를 취해봤지만 제대로 효과를 낸 것이 없었다"며 "현재로선 댐을 해체해 송천을 되살리는 길 밖에 해결방안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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