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64) 전 STX그룹 회장의 횡령ㆍ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8일 강 전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STX중공업의 자금으로 재정난에 빠진 계열사의 기업어음을 사거나 연대 보증 등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3,100억원 가량의 손해를 끼치고,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 54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강 전 회장의 범행에 공모한 변모(60) 전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이모(50) 전 경영기획실장에 대해 같은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제조 원가를 허위로 낮추는 방식으로 STX중공업 및 그룹 계열사에 2조3,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지시한 김모(58) 전 STX중공업 CFO에 대해서도 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분식회계를 직접 지시한 것으로 보고, 보강 수사를 거쳐 강 전 회장에게 분식회계 혐의도 추가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2009~2013년 STX에너지ㆍ중공업 총괄 회장을 지낸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의 이희범(65) LG상사 부회장을 상대로 강 전 회장과의 공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부회장 재임 당시 강 전 회장 등 STX중공업 전 경영진의 범행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장관 출신으로 정ㆍ관계 인맥이 두터운 이 부회장이 정ㆍ관계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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