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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탓에 멀쩡한 마을이 오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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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탓에 멀쩡한 마을이 오지 전락"

입력
2014.04.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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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이 세종시와 충북 청주시를 연결하는 도로를 개설하면서 일부 마을의 진입로와 건널목을 일방적으로 폐쇄키로 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8일 행복청에 따르면 세종시와 청주시를 연결하기 위해 충북 청원군 부용면 갈산리~청주시 흥덕구 강서1동 석곡사거리 구간(9.98km)의 도로 신설ㆍ확장 공사를 지난 2011년 착공했다. 이 도로는 토지보상비와 공사비 등 총사업비 1,544억원을 들여 2016년 5월 완공할 예정이며, 현재 50%가량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문제의 구간은 594번 지방도인 청주시 흥덕구 신전동과 청원군 남이면 구암리 사이의 가래울 방죽사거리 일대. 행복청은 이곳을 현재의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하면서 기존의 마을 진ㆍ출입로와 건널목을 폐쇄하는 대신 약 300m떨어진 곳의 도로 밑에 자동차와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굴다리(너비 6m, 높이 4.5m, 길이 30m)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이곳 주민들은 도로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1km가까이 길을 돌아가야 한다. 굴다리가 좁아 트랙터 등 농기계 통행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신전동과 구암리 110여 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은 행복청 계획대로 도로가 확장될 경우 생활상 큰 불편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마을이 오지로 전락하게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주민 대표 이동수(54)씨는 "코앞에 있는 곳을 1km나 돌아가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주민 생존권과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의견수렴 과정조차 거치지 않은 것은 행정력의 남용"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행복청을 비롯해 청주시,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해 마을 진입로와 건널목, 버스정류장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한 마을 앞 도로개설의 부당성을 들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행복청은 "주민의 불편은 인정하지만 3년 전 확정된 설계를 변경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행복청 관계자는 "해당 도로는 세종시와 청주시를 최 단기간에 연결하는 도로로 설계한 만큼 원활한 교통흐름과 교통사고 예방 등을 위해 진입로와 건널목 설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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