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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를 새 먹거리로… 투자 늘리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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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를 새 먹거리로… 투자 늘리는 금융권

입력
2014.04.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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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 넓히는 금융권별 그대 효과 본 기업은행 2016년까지 7500억 계획국민은행은 오디션 프로 주관국책은행 직·간접 투자 초점시중은행은 관객 수와 연계 우대금리 상품 속속 출시우리카드는 YG와 업무협약전문인력 키워 한계 넘어야투자위험 객관적 평가 어렵고 위험 분산 금융기법도 미성숙대형 기획사 작품에만 편중

또 한번 한류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 그대)'에는 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가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그 은행 벽에는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라는 광고가 붙어있다. 기업은행은 따로 간접광고(PPL) 계약을 맺지는 않았으나, 이 드라마의 제작 지원을 한 인연으로 은행 영업점을 촬영장소로 제공하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지난해 성황리에 마친 '나도 뮤지컬 스타다'는 방송사 또는 연예기획사에서 만든 행사가 아니다. 뮤지컬 배우 선발 오디션 프로그램이지만 국민은행이 직접 주관했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에게 가창력과 춤 솜씨를 선보일 기회 제공하는 동시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공연기획사와 연결해주는 역할을 금융회사가 맡은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투자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금융사는 기업은행이다. 2월 종영한 '별 그대'의 시청률 28.1%까지 치솟으면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해를 품은 달' '신사의 품격' '추적자' 등과 영하 '설국열차' '타워' '연가시' '뽀로로' 등에도 투자했다. 권선주 은행장은 "새로운 수익원을 창조금융에서 찾고 있는 만큼, 올해 30%이상 지원을 늘려 2016년까지 7,500억을 문화콘텐츠 사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오페라와 뮤지컬에 국한됐던 문화콘텐츠 투자를 영화로 확대했다.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깡철이' '설국열차' '고령화가족' 등이 대표적 영화다. 수출입은행은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수출을 돕는 정책자금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사업비용을 두 배 늘린 2,053억원을 조성해 집중 투자했다.

국책은행들이 문화 콘텐츠 직ㆍ간접적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면, 시중은행들은 금융상품을 통한 간접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화제작사와 공동마케팅 협약을 맺고 영화 관객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시네마정기예금을 영화마다 내놓고 있고, 국민은행도 비슷한 상품인 '영화사랑적금'을 출시하고 있다. 국민은 이 외에도 'KB창작동화제' '나도 뮤지컬 스타다' 등 공모전을 꾸준히 개최하며 신인발굴에 뛰어들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고정적인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문화산업 발전까지 지원한다는 평판 마케팅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빅뱅 싸이 투애니원 등의 가수가 소속돼 있는 YG엔터테인먼트와 업무협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방송, 공연 등과 결합한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사들이 문화산업 후견인 역할을 더 확대하고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문제들도 적지 않다. 투자위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분야인데다가, 위험을 분산할 금융기법도 아직 미성숙한 단계다. 2000년대 중반 금융그룹들이 펀드조성 등으로 문화계 간접 지원에 나섰다가 흐지부지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런 한계 때문에 투자손실로 인한 충격을 견딜 수 있는 대형기획사의 문화기획에만 금융사의 지원이 편중돼 실력을 갖춘 중소 문화기획사들이 소외되는 문제도 나타난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연구실장은 "금융사들이 문화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 "선진국 금융사처럼 관련 전문적인 인력을 확보해 초기 기획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선다면 한국의 문화산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금융사에도 유망한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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