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아시안게임 숙박시설 부족 해소를 위해 '홈스테이'(민박) 참여 가정을 모집하면서 일부 물량을 시와 산하 기관 공무원에게 강제 할당해 물의를 빚고 있다.
7일 시와 아시안게임조직위에 따르면 시는 아시안게임 기간(9월 19일~10월 4일) 경기 관람과 관광을 위해 인천을 찾는 외국인이 20만명(전체 관람객 200만명)에 달해 숙박시설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자 최근 각 실과에 구두상으로 홈스테이를 신청할 것으로 지시했다.
시는 외국인을 포함해 국내외 관람객들이 머물 숙박 수요가 4만3,000실에 이르지만 시내 호텔과 콘도, 모텔 등 숙박시설 1,367곳의 객실은 3만7,728실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조직위,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관계자 등을 위한 본부·협력 호텔까지 포함한 숫자다.
시의 한 공무원은 "총무팀에서 2일 송영길 시장 지시사항이라면서 각 부서원의 50%는 의무적으로 홈스테이 참여 신청을 하라고 하더라"며 "수험생 가족 등 여건이 안 되는 직원들 반발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9명이 근무하는 한 부서에 5명이 할당돼 직원들이 대상자를 고르느라 곤욕을 치렀다"며 "대회 지원업무에 차출되는 직원은 나중에 홈스테이 신청 대상에서 빼준다고 했지만 방침이 확실하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시와 산하 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홈스테이 수용인원의 30% 정도를 공무원 가정이 맡을 수 있도록 참여를 독려했지 강제 할당은 아니었다"며 "맞벌이나 수험생 가족 등 여건을 고려해 외국인과 연결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6월 말까지 수용인원 3만명 규모로 홈스테이 참여 가정을 모집한다. 외국인에게 공항 픽업과 하루 기준 잠자리, 한끼 식사, 시티투어 등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면 1인당 2만5,000원의 봉사료를 받는 조건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참여 신청은 저조한 상태다. 현재 324가구(수용인원 418명)가 신청을 했고 이중 일반시민은 170가구(240명)다. 수용인원 기준 참여율은 2.1% 수준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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