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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이 기초과학의 거름” 김명관 아카데미과학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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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이 기초과학의 거름” 김명관 아카데미과학 대표 인터뷰

입력
2014.04.0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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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장난감을 만들다 보면 과학의 원리를 깨닫게 됩니다.”

경기 의정부시에 위치한 완구제조업체 아카데미과학 김명관(44) 대표의 사무실에는 400~500종의 장난감들이 빼곡히 전시돼있었다. 이 회사 제품을 모은 것은 물론이고 타사 완구까지 하나 둘씩 사모아 이제 그 정확한 수를 헤아릴 수도 없다고 했다.

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장난감으로 손수 조립한 ‘타이타닉’ 프라모델(플라스틱과 모델을 합친 일본식 조어)을 꼽았다. 그는 “프라모델 배를 만들어 물에 띄우면 부력의 원리를 알게 되고 마차완구를 만들면 태엽운동과 자동차 이동 원리를 깨닫게 된다”며 “장난감은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장난감에서 과학의 원리를 찾는 것은 회사의 역사와 관계가 깊다. 아카데미과학은 초등학교 과학교사였던 김 대표의 아버지 김순환(80) 회장이 1969년 서울 돈암동 자신의 집 마당에서 과학교재를 만들기 위해 창업한 것이 모태가 됐다. 김 대표는 “말이 좋아 사업이지 초기에는 수작업으로 완구를 제작해 동네 문방구에 납품하는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수업에 쓸 교재가 없다는 점을 늘 안타까워했던 아버지는 학습과 놀이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했다”고 밝혔다.

영세했던 아카데미과학의 규모가 급성장하게 된 것은 70~80년대 ‘건담’프라모델의 카피본을 만들면서부터다. 당시 카피본이 워낙 정교해 원제조사인 일본 ‘반다이’가 “유통을 하게 해줄 테니 카피본 생산을 중단해달라”고 제안했을 정도였다. 아카데미과학은 이때부터 장갑차 항공기 자동차 등 다양한 프라모델과 에어건(BB탄총), 무선조정자동차 등 500여종의 장난감을 제조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뛰어난 기술력과 대중성을 바탕으로 아카데미과학은 1989년 이후 해마다 독일 뉘렌베르크 세계완구쇼에서 ‘올해의 모델상’을 수상하고, 2010년에는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일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아카데미과학의 주력 상품은 ‘로보카 폴리’캐릭터 완구다. 뽀통령(뽀로로의 애칭)과 함께 아동용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쌍벽을 이뤄 ‘폴총리’라 불리는 로보카 폴리는 김 대표의 입사 후 첫 작품이다. 대학 졸업 후 14년간 금융권에서 일하다 가업을 잇기 위해 2009년 아카데미과학에 입사한 그는 애니메이션이 방송되기 전,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교육용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애니메이션 시청을 통한 교육 못지 않게 캐릭터 완구를 가지고 노는 과정에서도 아이들이 뭔가를 배우길 바랐다”며 “폴리 캐릭터 완구는 본드가 없어도 조립할 수 있는 스냅키트로 개발해 영유아들도 변신로봇의 원리를 배울 수 있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로보카 폴리의 성공에 힘입어 아카데미 과학은 2011년 연 매출 54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 김 대표는 “비디오게임이 대세가 된 후에도 건실하게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교육을 염두에 둔 경영철학 때문”이라며 “장난감 회사 상호에 45년간 ‘아카데미’라는 단어가 붙어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성지은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년)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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