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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의 힘… 요정에서 여인으로

입력
2014.04.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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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선수들을 이기려면 이 방법뿐이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ㆍ연세대)가 '리스본의 여인'으로 성장했다. 손연재는 7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끝난 국제체조연맹(FIG) 리스본 월드컵에서 대회 4관왕에 올랐다. 전날 개인종합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한 손연재는 볼ㆍ곤봉ㆍ리본 종목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후프 동메달까지 포함하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 획득이다.

외적, 내적 변화가 금메달의 원동력이다. 손연재는 그 동안 "연기가 느리고 정적"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부터 근육 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힘을 키워 유럽 선수 못지 않은 역동적인 동작을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오전 6시에 일어나 자정까지 체력훈련에 포커스를 맞췄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꾸준한 반복 동작을 통해 근력을 키웠다.

음식도 가급적 탄수화물을 피했다. 우유와 과일만 섭취하며 하루 10시간이 넘는 강훈련을 견뎌냈다. 덕분에 지방은 줄어들고 몸이 단단해졌다. 얇은 허리선은 없어졌지만 모든 힘의 원천인 강한 허리 힘을 얻었다. 손연재는 그 결과 쉴새 없이 동작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고 스텝도 경쾌해졌다.

내적으로도 이를 악물었다. 강심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독한 여인'으로 변신했다. 앞선 대회까지 손연재는 주눅이 들어 제 실력을 발휘 못한 경우가 꽤 있었다. 지난달 독일 슈투트가르트 월드컵,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실수가 나왔다. 다른 선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연습을 하고도 실전에서는 약했다.

그러나 조수경(45ㆍ조수경스포츠심리연구소 소장)박사가 심리 상담을 해주며 도움을 줬다. 어머니 윤현숙(46)씨도 전지 훈련지 러시아에서 함께 생활하며 뒷바라지를 했다. 마음의 안정을 찾은 손연재는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스스로를 다스리는 법을 익혔다. 일부에서의 '통통해졌다', '자기 관리에 약하다'는 비아냥도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길 여유까지 생겼다.

이번 대회에 심판으로 동행한 서혜정 대한체조협회 기술부위원장은 "손연재가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이 좋아졌다. 예술적인 부분도 한 층 성숙됐다"라며 "각 음악 마다 어울리는 동작이 있는데 긴장하지 않고 이를 잘 살렸다"고 칭찬했다.

손연재는 "체력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난도를 높이고 훈련 량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라며 "처음으로 애국가가 울려 퍼졌을 때 뭉클하고 행복했다. 다른 국제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체력훈련에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11일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금메달을 노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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