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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 성경영화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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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 성경영화 전성시대

입력
2014.04.0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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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성경 영화 전성시대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올해 할리우드에서는 보기 드물게 성경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다. 예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은 미국에서 2월에 개봉했고, 독립영화 와 할리우드 영화 는 3월에 개봉했다. 은 4월 16일에 개봉하고, 12월에는 가 개봉할 예정이다.

은 미국에서 2월에 개봉해 3월까지 5,600만 달러(약 591억원)의 수입을 거뒀다. 은 지난해 미국 케이블 TV에서 방송한 미니시리즈 이 예상외로 높은 시청률을 보이자 예수 이야기만 영화로 제작됐다. 한국에서는 10일 개봉할 계획이고, 제작진은 현재 속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독립영화 는 개봉하자마자 주말에만 920만 달러(약 97억원)의 수입을 거뒀다. 미국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고 있는 매출은 6일까지 미국에서만 7,234만 달러(약 763억원)였다.

그렉 키니어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은 수술을 받으면서 가사상태에서 천국을 본 소년의 이야기를 다뤘다.

모세의 출애굽기를 다룬 영화 는 찰튼 헤스톤이 모세로 나온 영화 와 달리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이 투사로 등장할 예정이라 영화 처럼 액션 영화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성경을 소재로 삼은 영화는 많다. 윌 스미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각본으로 만들고 있고, 워너브라더스와 소니는 각각 빌라도 이야기와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계획이다.

성경을 소재로 삼은 영화가 쏟아져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할리우드가 신의 계시를 받아서라기보다 수익성을 좇았기 때문이다. 돈벌이라면 신조나 이념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할리우드가 기독교인을 흥행수입의 원천으로 여기면서 기독교 관객의 잠재력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성경 영화는 성경 내용에 충실히 만들면 신도들의 호응을 받아 흥행에 성공한다. 멜 깁슨이 연출한 영화 은 흥행수입 5억 4,000만 달러라는 대박을 터트렸다. 와 , 는 성경 이야기로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영화다.

그러나 내용이 신도의 비위를 건드렸다 망하는 경우도 많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내려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해 사는 이야기를 다룬 은 흥행에 참패했다. 오락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할리우드는 성경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확대하여 해석하기 마련이다. 러셀 크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영화 가 개봉 전에 보수 기독교파의 비판을 받은 이유다. 성경에 없는 내용이 많은 데다가(창세기 6장에서 10장까지의 노아의 짧은 얘기를 2시간 20분짜리 영화로 만들려면 확대 해석이 불가피하다) 노아에 대한 해석도 다르자 몇몇 기독교인이 "그런 얘기가 성경에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이런 까닭에 영화 배급사인 파라마운트는 광고에 '이 영화는 성경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이슬람 국가에서는 상영 금지 조치를 취했다. 를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내 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영화도 보기 전에 소문만 듣고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보다 먼저 개봉한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자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내 영화가 당신 나라에서 흥행이 잘 되고 있어 고맙다"며 웃었다. 는 한국에서 2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88년 제작된 은 성경 영화 가운데 기독교의 반발을 가장 많이 많았었다. 영화 상영관 앞에서는 시위가 벌어졌고, 원작 소설을 쓴 작가는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흥행 수입은 달랑 840만 달러에 불과했다. 호평을 내린 영화 평론가들은 기독교 신자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기독교 신자는 할리우드를 도덕적 시궁창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성경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이 나오면 신경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이런 까닭에 영화 전문가들은 할리우드에서 성경 영화가 성공하려면 사탕발림 같은 교언영색이 아니라 기독교인의 마음에 진심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흥진 @gmail.com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원 hjpark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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