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 지난 4일 발생한 사고로 사흘간 약 17만 배럴의 원유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억원 상당의 유출 원유는 방유벽 밖으로 새지 않아 다행히 해양 오염 등 2차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며 이송 작업을 마치는 대로 회수해 정상 사용될 예정이다.
6일 에쓰오일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원유 탱크에는 4만 배럴이 남아있고, 이미 유출돼 방유벽 안에 차 있는 원유는 13만 배럴로 집계됐다. 방유벽 안의 원유 4만 배럴은 이미 이송 작업이 완료됐다.
온산공장에서는 지난 4일 오후 3시40분쯤 72만 배럴 규모의 원유 탱크에서 원유를 섞어주는 장치인 '믹서기' 축이 이탈하면서 유출이 시작됐다. 사고가 난 원유 탱크의 크기는 지름 84.75m, 높이 21.9m로 저장 용량은 72만 배럴이다. 사고 당시 탱크에는 57만 배럴이 담겨 있었고, 이 가운데 40만 배럴 가량은 송유관을 통해 인근 석유단지로 이송됐다.
2차 피해를 막은 건 원유 탱크 주변에 높이 3m로 세운 방유벽이었다. 방유벽 용량은 82만 배럴로 이번에 유출된 기름을 모두 저장할 수 있다. 에쓰오일 측은 방유벽으로 샌 원유에 폼액(거품)을 분사, 유증기를 차단하고 있으며, 펌프를 이용해 탱크 내 원유와 방유벽 내 원유를 동시에 다른 원유 탱크로 옮기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탱크 내 원유는 7일 새벽, 방유벽 내 원유는 8~9일까지 모두 이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방유벽에서 회수한 원유도 대부분 정제 과정을 거쳐 정상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온산공장을 방문, 기자회견을 열고 "뜻밖의 사고로 국민과 주민에게 심려를 끼쳐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저장탱크에서 나온 원유는 방유벽에 의해 차단돼 외부 유출 위험이 없다"며 "해상 오염이 없도록 주변 해안에 오일붐펜스와 흡착포 방제벽을 설치해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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