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Maine주 강가에 가면 여러 곳의 fishing sites가 있는데 그 중 한 곳에는 ‘uniquely one of a kind’라고 쓰인 안내판이 있다. 그 아래 ‘Trout Fishing In America’라는 설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송어 낚시에는 아주 독특한 곳’의 뜻으로 쓴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one of a kind’의 관용구 의미가 결국 unique와 겹친다는 데 있다. 동의어 반복이자 중언부언의 표현으로 차라리 ‘A unique place for trout fishing’이 더 나았을 것이다.
이처럼 원어민의 영어에는 문법 오류보다는 표현법의 문제가 더 많다. 그 중 ‘표현의 반복이나 중첩’(redundancy)이 종종 지적 대상이 된다. New York Times 같은 신문 사설(editorial)을 쓸 때 논설위원들 사이엔 묵계가 있는데 같은 주제를 논할 때 되도록 동의어를 쓰지 말고 대체어나 유사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William Safire 같은 유명한 칼럼니스트가 차라리 rephrase, paraphrase를 하라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교사 입에서 ‘What kind of type of calculator are you using?’이라고 묻는 경우도 있고 주유소 앞에 ‘You must prepay before pumping.’이라고 써 놓은 곳도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prepay가 ‘선불’이기 때문에 before를 씀으로써 같은 의미를 중복해 사용한 결과가 됐으니 before pumping보다 for pumping이라고 써야 맞다.
중복 표현을 피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관습적이고 습관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Sahara Desert’가 그렇다. Sahara라는 말 자체가 ‘great desert’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영어로 옮길 때 desert를 붙이는 것은 의미상으로 사막을 두 번 쓴 것과 같다. 아마도 영어권 사람이 Sahara의 속뜻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이 사막의 이름임을 알리기 위해 붙였을 것이다. 미국의 주민번호에 해당하는 사회보장 번호를 SSN으로 적는데 이를 다시 SSN number라고 말하는 것이나 ‘비밀 번호’(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를 PIN 대신 PIN number라고 말하는 것 모두 동의어를 반복하는 습관이다. 일상 생활에서 ‘It’s just not smart to be stupid.’라고 말하거나 ‘I rewrote it again.’이라고 쓸 땐 중복이 되는 표현(not smart=stupid) (rewrite=wright again)의 기본 뜻을 먼저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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