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안고 살아가니 삶이 고단할 밖에…”
'역풍이 불 땐 배를 띄우지 마라' 글이 나간 후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질문은 다양했지만 공통적인 것 하나가 ‘삶에서 역풍이 무엇이고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였다.
역풍은 말 그대로 거꾸로 부는 바람이다. 삶에서 역풍은 바람이 부는 쪽을 향하여 바람을 안고 가는 것이다. 바람을 안고 살아가니 그 역풍이 셀수록 삶은 그만큼 고단하고 힘들어 지는 것이다.
살면서 겪는 역풍은 대부분 운기의 흐름이 나쁠 때 만난다. 이런 역풍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이 없다. 가령 문전성시를 이루던 생태-동태 음식점이 일본 원전 여파로 파리를 날리거나 경영난에 문을 닫는 경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분들은 개인적 운기의 문제도 있겠지만 전혀 예상 못한 날벼락 같은 사회적 역풍 때문에 치명타를 입은 것이다.
반면 스스로 역풍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건축경기가 나쁠 때 건축업을 시작하는 것과 사주팔자에 없는 일을 벌이는 것이 좋은 예다. 전자는 사회의 시류, 후자는 타고난 운명을 거역하여 역풍을 자초한 것이다. 두 가지 모두 역풍이 불 때 배를 띄웠으니 순탄할 리가 없다.
일전에 역풍을 자초했다가 8개월 만에 항복한 지인이 찾아왔다. 이 사람은 매사 올곧은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하지만 흑백논리가 분명하고 시시비비는 꼭 가려야 하는 면도날 같은 성품 때문에 대인관계는 원만하지 않다.
한마디로 사교성이 부족한 사람이라 물장사를 한다기에 적극 말렸다. 역풍을 자초하는 사람의 공통점이 주변의 충고를 무시하는 것인데, 이 사람 역시 비싼 권리금을 주고 술집을 인수했으나 장사가 너무 안 되어 결국 문을 닫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손님이 없어서보다는 잇단 악재 때문에 문을 닫았다. 시끄럽다는 주민의 민원과 청소년에게 술을 팔다가 적발되어 영업정지를 세 번이나 당했다. 생각도 못한 이런 악재는 모두 역풍을 자초한 업보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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