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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미·영 등 이미지 메이킹의 장으로… 프랑스선 전문성·소통 능력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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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미·영 등 이미지 메이킹의 장으로… 프랑스선 전문성·소통 능력 중시

입력
2014.04.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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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예능프로그램 나들이가 최근에야 본격화 된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 정치인들은 일찌감치 TV를 정책홍보와 이미지메이킹의 장으로 활용했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토크쇼를 비롯한 TV방송 출연은 정치 유세만큼이나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유력한 수단이다. 유명 방송사들의 간판 토크쇼에는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거나 딱딱하고 권위적인 이미지 대신 인간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미국에서 가장 먼저 토크쇼에 얼굴을 비쳤던 정치인은 존 F. 케네디였지만 1990년대까지도 토크쇼는 뉴스나 토론에 비해 덜 중요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한 생각을 바꾼 것이 빌 클린턴이다. 대통령 선거 1년 전이던 92년 한 토크쇼에 출연한 클린턴은 복잡한 정치 이야기 대신 색소폰으로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연주했고 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진 트윈지 샌디에고 주립대 교수는 이를 두고 "클린턴의 쇼 출연은 미국의 선거문화 자체를 바꾼 사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조지 W. 부시 등 많은 대권주자들이 토크쇼에 출연해 가족 이야기나 연애담 등 개인사를 이야기하거나 정치적 비전을 제시했고 미국에서 토크쇼는 백악관 입성의 디딤돌로 여겨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2007년 유명 토크쇼인 '오프라 윈프리쇼' 출연으로 정치신인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인들의 유머감각과 순발력, 입담이 우선시 되는 우리나라나 미국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전문성과 소통 능력이 중시된다. 프랑스의 경우 평상시는 몰라도 선거철만 되면 공중파ㆍ케이블 방송 가릴 것 없이 정치 토론 프로그램과 토크쇼가 홍수를 이룬다. 여기서 정치인들의 정책과 정치적 비전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프랑스의 한 케이블 채널의 시사 예능 종합프로그램인 '르 그랑 주르날'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일일 MC가 돼 자신이 초대하고 싶은 인사들을 불러 대화를 나누는 포맷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재선을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자발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선에 성공한다면 세금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법인세를 개편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점차 오락적 요소가 강조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 예능 프로그램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보수적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도 TV를 활용하는 정치인들이 나타나고 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영국 정치인 답지 않게 코미디 시사 퀴즈프로그램인 '해브 아이 갓 뉴스 포 유',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탑 기어' 등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뛰어난 예능감각을 보여줬다. 존슨 시장의 생소하지만 신선한 모습에 권위적인 기성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난 젊은 유권자들은 열광했다.

정치인들이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현상에 대해 데이비드 슐츠 미국 햄린대 교수는 그의 저서 에서 "정치인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보다 많은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토크쇼 등을 선택한다"며 "이제 폴리테인먼트는 현 시대 정치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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