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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방공망] 무인기 탐지, 기술적으로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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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방공망] 무인기 탐지, 기술적으로 못하나

입력
2014.04.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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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무인항공기 침투에 대해선 미국조차도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기 파주시와 백령도에서 추락 상태로 발견된 북한제 무인정찰기가 서울 청와대 상공까지 휘젓고 다닌 사실이 드러난 뒤 우리 군 관계자가 한 말이다. 지상 1.5㎞ 안팎 고도에서 비행하는 이들 무인기는 육안으로 알아보기 어려운데, 그렇다고 일반 항공기용으로 제작된 기존 레이더도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지상 레이더(AN/TPS-65)는 최근 날아온 북한 무인기 포착에 실패했다. 육군 레이더는 대부분 높은 고도로 침투하는 북한 유인기를 잡아내기 위해 산 정상에 설치되기 때문에 무인기 침투로인 중저고도는 사각지대로 남게 된다. 공군이 전방 지역에서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을 탐지하기 위해 '저고도 감시용 레이더'(갭필러)를 운용하지만,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 특성상 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감시하는 데 역부족이다.

군 관계자는 "길이 2m 안팎의 소형 무인기는 일반 레이더로 식별해내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간혹 포착이 되더라도 새떼나 구름, 부유물로 오인되기 일쑤"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기체 표면을 플라스틱이나 복합 소재로 만들면 탐지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그나마 나은 수단이 항공기 레이더다. 지속적으로 추적하지는 못했지만 지난달 31일 백령도 상공에서 한때나마 무인기를 포착한 것도 공중조기경보통제기(피스아이)와 F-15KㆍKF-16 전투기에 장착된 레이더였다. 하지만 이런 체공 전력은 하루 24시간 내내 가동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다.

북한은 무인기 활용에 갈수록 적극적이다. 북한군 보유 무인기가 최소 300대에 이르고 매년 수십 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게 정보 당국 평가다. 최근에는 공격과 정찰을 병행할 수 있는 신형 무인기 '두루미'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원천 봉쇄하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무인기에 특정된 감시ㆍ타격 수단 개발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이 무인기를 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체계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원천 기술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술력에도 불구, 실제 개발된 국산 장비가 없다는 점이다. 국방부가 저고도 고출력 레이더의 해외 도입을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육책인 셈인데, 이스라엘 라다사와 영국 플렉스텍사의 제품이 꼽힌다. 두 제품 모두 이번에 추락한 무인기보다 작은 비행체를 탐지할 수 있고 타격 체계와도 연동된다. 군은 소형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30㎜ 복합 대공 화기 등의 확충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고가 장비 도입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곽영길 한국항공대 항공전자공학과 교수는 "북한 무인기의 타격이 예상되는 핵심시설 주변에 고해상도 근거리 소형 레이더를 촘촘히 배치, '레이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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