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대선이 오는 5일 치러진다. 이번 대선은 미군 주둔 여부와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체결 등에 대한 아프가니스탄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이정표다. 이에 따라 어느 후보가 대권을 잡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 8명 중 지지율 면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후보는 아슈라프 가니(65) 전 재무장관이다. 또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선호하는 인물이다. 가니는 세계은행(WB) 근무 경험,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 카불대 총장 등을 지닌 이력으로 친서방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지지율이 높다. 카불의 설문조사기관인 ART이 지난달 유권자 3,200명으로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가니가 27%로 1위를 차지했다.
압둘라 압둘라(54) 전 외무장관은 지지율 25%로 가니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압둘라는 탈레반 세력과 가장 크게 대립하고 있는 인물이다. 압둘라는 반 탈레반 부족 연합체인 '북부동맹'을 이끌다 암살당한 타지크족 출신 아흐마드 샤마수드 장군의 최측근으로 1990년대 탈레반에 대항해 투쟁했다. 이 때문에 그는 타지크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압둘라가 대권을 잡을 경우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이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잘마이 라술(71) 외무장관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지난 12년간 대통령 자리를 지켜온 카르자이는 3선 연임 금지 헌법조항에 따라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못한다. 카르자이의 형인 카윰은 최근 라술을 공개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라술은 카르자이 정권 하에서 국가안보보좌관(2002~2010년) 등 주요 요직을 차지해왔다. 라술은 약 8%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압둘 라술 사야프(68)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꺼리는 인물이다. 1980년대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던 시절 저항조직인 민병대 사령관이었던 그는 매우 호전적인 성향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야프는 미국 9ㆍ11 테러를 일으켰던 오사마 빈 라덴과도 깊은 유대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선에는 여성 부통령 후보들의 모습도 눈에 띤다. 가부장적인 문화가 강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례적이다. 라술 전 외무장관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나선 하비바 사라비(57)는 약사 출신으로 2005녀 아프가니스탄 첫 여성 주지사를 지냈다. 이번 대선에는 총 3명의 여성 부통령 후보가 나선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드는 라술 외무장관이 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오는 5월에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이럴 경우 라술이 손을 들어주는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시 된다. 미국 CNN방송은 라술 외무장관이 같은 파슈툰족인 가니 재무장관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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