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인문학 열풍의 선두에 선 철학자 강신주가 자신의 철학적 문제의식의 자양분이었던 장자를 통해 우리 삶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봤다. 장자 전공자이기도 한 그는 장자에게서 배우고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는 확신 때문에 장자의 정신을 모든 이와 공유하고 싶다고 한다.
로고스의 빛을 찾아 어둠을 헤매던 서양 철학자들처럼 공자 이래 중국 철학자들은 하나같이 평화와 행복으로 안내해줄 안전한 길, 즉 도를 찾아 다녔다. 하지만 장자만 달랐다. 그는 길은 미리 존재하는 게 아니라 우리 자신이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라 말했다. 장자가 만들라고 했던 길은 '타자'를 향하는 길이었다. 즉 타자와 사랑과 연대로 살아가라는 가르침이다. 인문학의 근원이 인간을 향한 사랑인 만큼, 장자의 '길'은 인문학의 깊은 기저와 바로 맞닿는다.
저자는 장자가 말한 길을 걸음에 있어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망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망각이야말로 삶을 좀먹고 사랑과 연대를 가로막는 기억들과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갈라파고스ㆍ216쪽ㆍ1만2,000원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