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2007~08시즌 이후 6년 만에 2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GS칼텍스는 4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14 V리그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5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1(27-25 25-21 22-25 29-27)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정규리그에서 기업은행에 밀려 2위에 그쳤던 GS칼텍스는 챔프전에서 1승2패로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4,5차전을 내리 따내며 챔피언에 등극했다.
승부처는 4세트였다. 1,2세트를 따낸 뒤 3세트를 내준 GS칼텍스는 4세트에서도 3-8까지 뒤졌다. 그러나 상대 박정아(21)의 스파이크가 수비하던 이소영(20)의 손에 맞고 상대 코트 모서리로 떨어지는 행운이 따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곧바로 배유나(25)의 서브 에이스 등을 묶어 7-8까지 점수차를 좁혔다. 승부는 결국 듀스로 이어졌다. GS칼텍스는 27-27에서 베띠 데라크루즈(27)가 후위 공격을 성공시킨 뒤 다시 한번 강 스파이크를 꽂아 넣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남자부에 ‘괴물’ 레오 마르티네스(24ㆍ삼성화재)가 있었다면 여자부에는 ‘도미니카 특급’ 베띠가 있었다. 4차전에서 챔프전 남녀부 통틀어 최다 54득점을 올렸던 베띠는 이날 5차전에선 55득점(공격 성공률 40.90%)을 기록, 새 역사를 썼다. 베띠는 5경기에서 무려 221득점(경기당 평균 44.2득점)을 올리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베띠는 기자단 투표 중 28표 중 25표를 획득,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GS칼텍스는 정대영(32)을 비롯해 한송이(30), 정지윤(34), 이숙자(34) 등 주전 대부분이 30대다. 정규리그에선 패기를 앞세운 기업은행에 밀렸지만 단기전인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베테랑들의 경험이 돋보였다. 5차전까지 치르면서 상대에 비해 열세였던 체력적인 부분을 강한 정신력과 경험으로 이겨냈다. 고비였던 4차전에서 조커 이숙자가 투입돼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중고참 배유나도 4,5차전에서 제 몫을 해주면서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선구 감독은 “고참 선수들의 노련미가 빛을 봤다”고 웃었다.
기업은행은 카리나 오카시오(29)-김희진-박정아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앞세워 통합 2연패에 도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5차전 4세트에서 카리나가 스파이크를 하고 내려오다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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