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본 과거사 입장 변화 없어…" 한중 손잡고 강경압박 카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본 과거사 입장 변화 없어…" 한중 손잡고 강경압박 카드

입력
2014.04.03 18:34
0 0

정부가 5월 초 안중근 기념관에 공식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올 초부터 일본을 상대로 만지작거렸던 강경카드 가운데 하나를 꺼냈다. 일본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우리 정부로서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3일 "이번 대표단의 방문은 우리 정부가 일본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일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드"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과거사 반성 없이 주변국을 자극하는 일본측에 뼈아픈 일침을 가할 수 있다. 일본 정부인사들이 국민 영웅인 이토 히로부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안중근 의사를 매도하며 히스테리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에 대한 일종의 맞불이다.

특히 역사인식에 대한 중국과의 찰떡 공조를 과시하며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안중근 기념관이 일본에는 눈엣가시인 반면 한중 양국에게는 우호관계의 상징 같은 시설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상당히 민감해 하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소송을 고리로 한중 양국의 민간단체가 최근 부쩍 공조를 강화하는 점도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일관계가 다시 얼어붙으면서 정부가 강경조치에 따른 부담을 덜어낸 측면도 있다. 일본은 지난달 어렵사리 성사된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이 과거사 현안에 성의를 보이는가 싶었지만 말을 바꿔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이 4일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를 강행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신철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이번 대표단의 안중근 기념관 방문은 역사왜곡에 대한 우리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밝히고 무엇보다 중국과의 공고한 협력관계를 통해 일본을 강도 높게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달 하순 일본과 한국을 순방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자칫 일본을 자극하는 것으로 비치는 점은 껄끄러운 부분이다.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려는 시점에 한중간 밀월관계가 부각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대표단 방문 시점을 5월로 늦춘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 대표단 방문의 취지를 사전에 미국이나 일본을 상대로 충분히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호의로 안중근 기념관을 건립했으니 정부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부 대표단 파견은 강행하되 일본과 등을 돌리는 모습은 가급적 피하기 위해서다.

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중근 기념관을 매개로 한중 양국이 역사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 정부가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