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노역' 논란을 빚은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황모(58)씨가 한강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다 경찰에 구조됐다.
3일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이날 오후 8시10분쯤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에서 술에 만취해 "내가 죽으면 모든 게 끝난다"며 소리지르고 행패를 부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한강으로 향하던 황씨를 제지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황씨는 서울 순천향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가 자살 소동을 벌인 것은 허 전 회장의 벌금 224억원 납부와 관련한 검찰과 국세청의 전방위적 압박에 따른 심적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지검은 지난달 31일 황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벌금 납부와 관련한 조사를 벌였고, 이 자리에서 황씨는 벌금을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조사는 30분간 면담 수준으로 이뤄졌고, 조사 과정에 특이 사항은 없었다"고 말했다.
황씨는 전남 담양 다이너스티골프장을 소유한 HH레저, '황제노역' 판결 당사자인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이 살던 아파트를 인수한 HH개발, 뉴질랜드 현지 법인 등의 지분을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는 검찰 조사 이후 서울 자택에서 지냈으며 최근 국세청에서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가 한강에 투신하지는 않았으며 심신이 쇠약해진 상태에서 안정을 취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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