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둘러싼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당 내에선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둘러싼 내홍이 확대되면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안 대표가 무공천 논란을 담판 짓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을 요구했지만 청와대의 묵묵부답으로 당 바깥의 해법도 요원하다.
당내 혁신모임 소속 3선 의원들은 3일 정당공천 폐지 입법을 요구하는 국회 로텐더홀 농성을 이어가면서 "김ㆍ안 대표가 모든 수단을 강구해 투쟁해야만 입법 여부를 떠나 기초 출마자들의 불만이라도 가라앉힐 수 있지 않겠느냐"고 두 대표를 압박했다. 서울광장에서 농성 중인 신경민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두 대표가 청와대에 가서 시한을 정해놓고 면담 요청하고 문전박대 당하든 매일 시위하든 단식을 하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은 두 대표가 정부ㆍ여당에 '약속 이행'만 외칠 뿐 이를 관철하기 위한 행동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이다. 실제 새정치연합은 지난달 31일과 1일 서울역과 여의도역에 나가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인 이후 장외 서명 작업을 접고 온라인 서명운동으로 전환했다.
당초 두 대표는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과 관련해 박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당내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일관된 '무시 전략'과 최경환 원내대표의 사과로 갈음하려는 새누리당의 태도에 막혀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청와대는 안 대표의 여야 공동 대북특사단 제안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안 대표의 당내 기반 확대 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대표는 신당 창당 이후 옛 민주당 의원들과 '식사 정치'에 나서면서 스킨십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친노진영은 소외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안 대표는 8일 범친노계 의원까지 포함된 중도성향 의원모임 '무신불립' 소속 의원들을 오찬에 초청할 계획이지만 순수 친노 의원들과 접촉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초선 의원은 "기초선거 현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밥을 같이 먹는다고 해도 좋은 말이 나올지 모르겠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안 대표 측은 "이제 의원들을 만나기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특정 세력을 일부러 안 만나는 게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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