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29ㆍ삼성화재)가 리버맨 아가메즈(28ㆍ현대캐피탈)의 강 스파이크를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7시즌 연속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삼성화재 선수들은 코트에서 서로 얼싸 안고 환호성을 질렀다.
삼성화재는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14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4차전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0(25-18 25-22 25-22)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3승1패를 기록한 삼성화재는 2007~08시즌 이후 7연패를 달성했다.
▲분업화에 의한 철저한 시스템 배구
신치용 감독은 삼성화재의 우승 원동력으로 철저한 분업화를 꼽았다. 신 감독은 “일부에서 ‘몰빵 배구’란 말을 하지만 삼성화재의 배구는 ‘선택과 집중’이다”라며 “철저한 분업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수비 조직력을 강조하는 신 감독은 철저한 반복 훈련을 통해 삼성화재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리시브를 전담하는 리베로 이강주(31)와 레프트 고준용(25)에서 시작된 배구는 세터 유광우(29)의 손을 거쳐 ‘해결사’ 레오(24)로 연결된다. 선수들 각자의 희생과 도움을 통해 만들어낸 삼성화재의 시스템 배구는 상대가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 신 감독은 “서로 희생하고 헌신하는 팀워크야 말로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고 말했다.
▲‘우승 청부사’ 신치용 감독의 리더십
신 감독은 실업 시절을 포함해 이번 챔프전까지 무려 18년 연속 결승전을 치렀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뒤에도 10번의 결승에서 단 2차례만 빼고 모두 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명실상부한 최고 감독으로 우뚝 섰다.
승부사 신 감독은 챔프전에서 레오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무너뜨렸다. 그는 “용병의 역할은 중요한 순간 해줘야 하는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높은 확률이 있다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챔프전 MVP를 받은 레오는 4경기에서 혼자 134점을 쓸어 담으며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신 감독은 챔프전 1, 2차전에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던 이강주를 따로 불러 “마음껏 뛰어 놀라”고 다독여줬다. 이후 각성한 이강주는 승부처였던 3차전에서 완벽한 리시브로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희진, 이선규 등 베테랑의 힘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배구도사’ 석진욱(은퇴), ‘월드리베로’여오현(현대캐피탈)이 빠지면서 위기에 빠졌다. FA로 데려온 리베로 이강주와 고준용이 들쭉날쭉한 기량을 보였지만 그때마다 주장 고희진(34)과 베테랑 이선규(32) 등이 선수들을 끌어주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여기에 세터 유광우(29)도 알토란 같은 토스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신 감독은 “광우가 발목이 100% 아닌 가운데서도 전 경기를 소화하면서 제 몫을 해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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