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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에서1m 넘게 자라 피부 뚫고 나오는 '기니아충'은 완전 퇴치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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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속에서1m 넘게 자라 피부 뚫고 나오는 '기니아충'은 완전 퇴치 눈앞

입력
2014.04.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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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치사율에 치료 백신도 없어 지구촌을 공포로 몰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와는 달리 공포의 인체 감염성 질병이었던 기니아충(메디나충)은 이제 완전 퇴치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기니아충은 일반 기생충과 같이 사람 몸 속에서 자라지만, 물 속에서 산란을 하는 특성상 암컷이 산란기가 되면 피부를 뚫고 나오는 기생충이다. 현재 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기니 해안을 따라 많이 발생해 기니아충이라 불리며, 이슬람 성지인 메디나에서도 많이 발견돼 메디나충이라도 불린다.

사람의 몸에서 1m 이상 자란 기니아충이 몸 밖으로 나올 때 상당한 고통과 수포를 동반하지만 물 속에 상처부위를 담그면 고통이 사라진다. 암컷이 낳은 유충이 다시 물벼룩을 감염시키기 위해 사람이 상처 부위를 물에 담그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기니아충은 물벼룩에 유충 형태로 기생하다가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마실 때 물벼룩과 함께 몸 속에 들어온다. 오염된 물로 인체에 감염되는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들에서 주로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집계 결과 기니아충 환자는 지난해 아프리카 5개국에서 148명이 발병했다. WHO가 중점 사업목표로 기니아충 완전 퇴치를 선언했던 1986년 20개국에서 350만명의 환자가 발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감소세다. 최근 몇 해 동안 가장 많은 기니아충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남수단의 지난해 환자 수도 2012년에 비해 80% 가량 줄었다.

1980년대부터 기니아충 퇴치사업을 펼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카터센터는 2015년 지구상에서 단 한 명의 기니아충 환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WHO의 퇴치 선언은 전세계에서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채 3년이 경과해야 가능하다.

퇴치에 성공하면 기니아충은 WHO가 1980년 완전 퇴치를 선언한 천연두에 이어 두 번째로 지구상에서 모습을 감추는 인체 감염성 질병이 된다. 기니아충이 기원전 1550년 이집트 의학 관련 파피루스(Elbers Papyrus)에도 등장하는 것을 감안할 때 3,500년도 넘는 이 기생충과의 싸움에서 인류는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천연두는 인간만 감염되는 바이러스라는 특성 때문에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면서 "필터 빨대 등을 이용한 안전한 물 공급만으로도 물벼룩을 차단할 수 있어 기니아충의 발병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니아충 완전 퇴치의 유일한 걸림돌은 기니아충 환자 발생 국가의 불안한 정치상황이다. 지난해 말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이 발생한 남수단과 2012년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말리의 경우 구호단체 등의 정상적인 퇴치 활동이 힘든 상황이다. 어니스트 루이스 카터센터 기니아충 퇴치계획부장은 지난달 17일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자 한 명의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최대 1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는 데만 최소 몇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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