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퇴근 시간이 되면 유독 술이 당긴다. 경험칙으로 말하자면, 나처럼 술을 좋아하는 직장인들이 술을 가장 즐겨 마시는 요일이 월요일과 금요일이다. 요즘은 미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흉내 내 금요일저녁부터 가족과 보내기 위해 그 전날인 목요일에 회식날짜를 잡는 사람들이 점점 는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내가 보기엔 월요일과 금요일에 제일 술을 많이 마신다. 금요일은 일주일의 업무가 끝나는 날이고 다음 날 출근 걱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날이다. 금요일에 술을 마시는 건 이상할 것이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일주일의 업무를 시작하는 월요일에는 왜 그토록 술을 많이 마시는 걸까. 그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견이 있는데, 주말 동안 집에서 가사나 육아 등 노력봉사를 하면서 매여 있다가 해방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금요일 밤에 폭음을 하고 술집 앞에서 어떻게 헤어졌는지 모르는 술친구를 만나 금요일 밤의 행적을 서로 확인하기 위해 마신다는 웃지 못할 이유를 대는 사람도 있다. 또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일주일치의 업무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잊기 위해 월요일에 마신다는 사람도 있다. 주말 동안 술을 마시지 않아 체력이 가장 좋고 월요일에 회의 같은 게 많아서 으레 술자리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나는 어떤 경우인지 말하지 않겠다. 사실은 내 경우 월요일이어서 술을 마시는 게 아니고 마시고 보니 월요일이더라.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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