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가 복마전으로 전락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KBS가 서기철, 조건진, 전인석 아나운서에게서 마이크를 뺏자 전현무 논란에 따른 보복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현무 논란에 따른 아나운서실 인사는 2일에 생겼다. KBS 내부규정상 퇴사자인 전현무는 2015년 9월까지 KBS에 출연할 수 없다. 그러나 KBS가 영입을 검토하자 KBS 아나운서협회는 전현무 영입 반대를 외쳤다. 우여곡절 끝에 브라질 월드컵 KBS 중계방송은 조우종 아나운서의 몫이 됐다. 전현무 논란이 끝나는 듯 보였으나 KBS는 이날 저녁 선임 아나운서(서기철, 조건진, 전인석)를 인사 조처했다.
KBS는 3일 보복인사가 아니라 전보인사라고 강조했다. KBS 홍보실은 “아나운서실 인력이 적정인원보다 많다”면서 “상위직급의 비효율화를 막기 위한 인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복인사라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서기철, 조건진, 전인석 아나운서는 월드컵과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KBS를 대표해 중계방송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 경험이 풍부한 서기철 아나운서는 인재개발원, 조건진 아나운서는 시청자본부 총무국 수원센터운영부, 전인석 아나운서는 편성본부 편성국으로 배치됐다. 익명을 요구한 KBS 관계자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실력이 검증되고 경험이 풍부한 아나운서에게서 마이크를 뺏고 인재개발원과 시청자본부에서 일하라는데 이를 보복인사가 아닌 전보인사로 볼 수가 있겠느냐"고 물었다.
KBS 인사와 관련해 전현무는 3일 케이블 TV tvN 행사에서 "친정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면서 "어쨌든 제의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캐스터로 자격이 있는가도 테스트를 받았다"고 말했다. 방송인으로서 출연 제의를 검토했을 뿐인데 친정에서 소동이 벌어졌으니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3일 길환영 사장을 비판했다. 최근 불필요한 해외출장을 억제하라고 지시한 길환영 사장은 방송기자재 전시회에 참석하고자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출장을 떠나기로 했고, 새누리당 추천 KBS 이사들은 프랑스 프로그램 전시회 참관을 이유로 이탈리아와 크로아티아로 떠났다는 이유에서다. KBS본부는 “드라마보다 더한 막장인사 당장 철회하라”면서 "길환영 사장과 이사들의 해외여행은 명백한 수신료 낭비행위이며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배임 행위다"고 주장했다.
이상준기자
한국스포츠 이상준기자 ju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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