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납치됐다 숨진 것으로 알려진 요코타 메구미의 아버지 시게루(81)씨는 메구미와 한국인 납북자 사이에서 난 딸 김은경을 지난 3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처음 만났을 때 북한측으로부터 방북 요청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시게루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납치문제 대책본부 모임에 참석해 북측에게서 은경의 딸이 돌을 맞는 오는 5월 방북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게루는 “바로 실현되기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여기서 북한에 간다든지 은경을 일본에 초청한다든지 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한다”며 “그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북일 협상 진전에 기대를 표시했다.
북한과 일본은 최근 1년 4개월 만에 중국 베이징에서 국장급 당국자 회담을 열어 일본인 납치피해자 문제를 계속 논의해가기로 하는 등 납치문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거론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도쿄 중앙본부 건물과 토지 매각 문제 등에서 타협점을 찾으면 일본이 원하는 납치문제 재조사가 재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이 급진전을 볼 경우 요코타 부부가 손녀를 만나기 위해 북한의 요청대로 5월에 방북 할 수도 있고, 이 시기를 맞추지 못한다 하더라도 연내에는 북한에 갈 가능성도 시야에 넣을 수 있다.
메구미의 어머니 사키에(78)씨도 이날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납치의원연맹 총회에 참석해 메구미의 소식에 대해 은경과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북한측이 2004년에 메구미의 유골이라며 일본에 반환한 타인의 유골에 대해 사키에는 “우리들은 (메구미가)살아 있다고 믿고 있다”며 “가짜 유골”이라고 말하자, 은경은 “(가짜라는 것은)일본쪽의 나쁜 사람들이 꾸며낸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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