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62ㆍ사진) 목사가 목회자의 세습을 허용하고 정년도 없는 교단을 만들기로 했다. 홍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 합동ㆍ총회장 안명환 목사)에 몸담았다 이단 해제 문제로 마찰을 겪은 뒤 지난해 12월 19일 교단을 탈퇴했다.
홍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1일 교단 창립선언문 광고를 내고 자신과 함께 할 목회자와 교회를 4월 말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홍 목사는 "현대판 바리새 교권주의자들이 한국 교회 지도자로 있는 이상 한국 교회는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성경 중심의 순수한 복음주의 개혁 교단을 창립해 예수님만 바라보는 교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 목사가 창립하는 교단은 목회자의 납세를 반대하고 목회자 정년도 두지 않기로 했다. 주요 교단이 목회 세습 금지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과 반대로 "목회자의 목회 승계 문제는 성경대로 시행한다"고 했다. 홍 목사는 또 종교 다원주의, 동성애, 공산주의, 세속주의를 반대하면서 한기총 가입 회원교단 및 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를 지지하는 교회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그 동안 홍 목사는 목회 세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2010년에는 아들 홍성익 목사에게 경기 부천시 경서교회 담임목사직을 물려줬고 "부자가 같은 교회에서 연이어 담임목사를 맡는 것은 세습이 아니라 승계"라는 내용의 광고를 한기총 이름으로 낸 적이 있다.
한기총 관계자는 "예장 합동 교단에 중도 합류했다가 홀대받고 있는 500~600개 교회가 이탈해 홍 목사의 새 교단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경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은 "교단은 누구든 만들 수 있지만 한국교회가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려 힘쓰는 마당에 새로운 교단을 만드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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