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매개로 예금통장 및 개인신용정보를 불법적으로 판매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국내외 인터넷에 버젓이 '통장 판매' '디비(DB) 판매' 등의 문구를 올려놓고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의 고객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개인정보 불법유통망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결과, 예금통장 불법 매매업자 531명과 개인신용정보 불법 매매업자 57명 등 총 588명을 적발해 수사기관에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들이 올려놓은 게시글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ㆍ삭제를 요청했으며 인터넷 포털업체에는 유사 광고가 실리지 않도록 협조를 당부했다.
예금통장 불법 매매업자 가운데 78%(414명)는 국내외 사이트들을 광고매체로 이용했으며, 이어 포털사이트의 블로그(66명)와 카페(39명), 문자메시지(7명) 순이었다. 중국, 필리핀 등 재외동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예금통장 불법 매매업자도 29명(5.5%)으로 조사됐다.
이들 업자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통장임대 모집합니다" "통장 판매합니다"라는 게시물을 올려놓고 건당 50만~100만원 정도에 매매했다. 금감원은 이렇게 거래된 대포통장이 대출빙자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수익을 수취하고 세탁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신용정보 거래업자들 역시 국내외 일반사이트나 블로그 등을 이용해 정보를 거래했다. 이들은 '게임디비' '대출디비' 명목의 각종 개인정보를 건당 10~50원 정도의 금액에 판매했으며, 이들을 통해 유통된 정보는 범죄조직이 주로 대출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예금통장 양도 시 정상적인 금융거래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빌려준 사람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또 신분증을 분실했을 경우 은행 영업점이나 금감원 민원센터를 방문해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추가 피해를 예방할 것을 주문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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