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내 순천 신대지구에 들어설 전남 첫 외국인학교가 지난해 1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15개월째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학교 설립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메이플립재단 측이 국내 학교법인 인가신청 기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광양만권경제자유규역청에 따르면 캐나다 국적의 글로벌 교육재단인 메이플립 측이 지난해 1월 순천 신대배후단지에 외국인학교 설립사업 착공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15개월이 지나도록 방치돼 있다. 부지 외곽에 가림막 설치만 했을 뿐 공사 진척은 전혀 없는 상태다.
메이플립재단 측은 전남에서는 처음으로 순천 신대지구에 부지 9만9,000㎡(조성원가 510억원)를 무상 기증받아 건축비 등 620억원을 투자해 초·중·고교생 정원 1000명을 목표로 외국인학교 설립을 추진해왔다.
재단은 그러나 신대지구 개발시행사인 순천에코밸리 측으로부터 무상 제공받을 학교 부지에 대해 건물을 짓기 전 소유권 이전부터 해달라고 광양경자청 등에 요구했지만 요구안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공사가 미뤄져 왔다.
광양경자청은 메이플립재단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외화반출 승인을 받지 못해 투자가 불확실한상황에서 감정가 510억원에 이르는 부지를 소유권부터 넘기는 것에 부담을 느껴왔다. 이에 광양경자청은 메이플립 측이 국내 재단 설립을 통해 공사를 추진하면 소유권 이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학교법인 설립을 제시했다.
하지만 재단은 학교법인 인가 신청 기한인 지난 3월 31일까지 전남도교육청에 제출해야 할 서류를 접수하지 않아 설립 일정이 2017년 이후로 또 다시 미뤄졌다.
광양경자청은 2010년 11월 메이플립재단 등과 외국인학교 설립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당초 2012년 8월에 개교를 계획했으나 학교운영 계획안 제출과 건축허가, 설립승인 절차 문제로 개교가 연기된 데 이어 설립자금의 국내 유입 차질과 부지 소유권 문제 등으로 2차례나 더 연기되면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와 관련 광양경제청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메이플립교육재단을 방문해 학교 설립 추진 의사를 확인하겠다"며 "하지만 협약이 파기되거나 학교 설립이 무산되는 것은 아니며 2016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재단 측과 다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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