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정치도, 이념도 초월합니다. 벚꽃마라톤이 얼어 붙은 한일관계를 녹이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원표(65) 경주시체육회상임부회장은 경주벚꽃마라톤이 한일간의 간격을 좁히고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제 23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가 5일 일본 600여 명 등 1만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보문관광단지 등 경주시 일원에서 열린다. 경주시와 일본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가 공동주최하는, 대표적인 한일합작 스포츠행사다.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스포츠대회 자체가 드문데다 20년 이상 장수하는 것은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 42.195㎞의 풀코스를 비롯, 하프(21.097㎞)코스와 10㎞ 단축코스, 5㎞ 건강달리기로 나눠 열린다.
김 부회장은 "지난 2월 일본측 참가자 및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 후쿠오카 지역을 방문했는데, 현지인들도 정치와 스포츠는 별개라는 인식이 확고했다"며 "스포츠를 통한 한일관계 개선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미우리신문 서부본사 사장을 만났고, FBS방송 인터뷰, 현지 주요 여행사 대표들과의 간담회 등이 이어지는 동안 정치 얘기는 한마디도 없이 오로지 어떻게 하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것인지가 관심사였다"고 덧붙였다.
올해 일본인 참가자는 600여명. 지난해 1,500여 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냉각된 한일관계의 영향으로 볼 수 있지만 김 부회장의 생각은 다르다. "현지 방문 결과 반한 감정 때문이 아니라 엔저현상으로 한국방문 비용이 상승했고, 경기침체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등 제 3국 참가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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