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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후 쌓인 힘이 서해로 집중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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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후 쌓인 힘이 서해로 집중 분출

입력
2014.04.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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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4시48분쯤 충남 태안군 서격렬비도 서북서쪽 100㎞ 해역에서 한반도 지진 관측 이후 역대 4번째로 큰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으로 인접한 대전ㆍ충청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까지 진동이 전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980년 평안북도 의주 지역(규모 5.3), 1978년 9월16일 충북 속리산 일대(규모 5.2), 2004년 5월29일 경북 울진 동쪽 80㎞ 해역(규모 5.2)에서 발생한 지진에 이어 가장 큰 규모다. 지진으로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일부 지역에는 진도 1~2의 지진파가, 인접한 충남 태안반도 지역에서는 진도 3의 지진파가 전달됐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진도 2는 건물 상층에 있는 사람들이 진동을 느끼고 건물에 매달린 물체가 약하게 흔들리는 정도이며, 진도 3은 실내에서 진동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고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실제 이날 서울 일부 지역에선 아파트(동대문구)와 단독주택(성북구)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는 신고가 기상청에 접수됐다.

충남 태안군과 서산시에선 지진으로 인한 피해상황이 접수되지 않았지만 고층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잠에서 깨어날 정도의 진동에 새벽잠을 설치는 등 오전 내내 불안에 떨었다.

태안읍에 사는 장모(50)씨는 "12층 아파트가 심하게 흔들려 온 가족이 집밖으로 나온 뒤 진동의 원인이 지진이라는 사실을 듣고 두려움에 떨었다"며 "최근 수년 새 충남 서해 앞바다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해 지진이라는 말만 들어도 무섭다"고 말했다. 새벽에 발생한 1차 지진 이후 오전 9시28분에도 규모 2.3의 여진이 발생해 태안 주민들은 지진 소식에 하루 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해 한반도에선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역대 최다인 93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충남 보령 해역과 인천 백령도 주변에서 각각 32회, 18회 발생하는 등 지진은 서해안 지역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지진 후 울릉도는 5㎝, 한반도 내륙 지역은 2㎝정도 일본 열도 방향으로 이동했고, 여기서 쌓인 힘이 지진을 통해 분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쌓였던 힘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아 여러 차례 약한 규모의 지진으로 분출되거나 대규모 지진의 형태로 한꺼번에 터져나올 지 알 수 없다"며 "이 지역의 단층 구조를 파악해야 지진의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서해의 연평도ㆍ외연도ㆍ어청도ㆍ선유도ㆍ안마도 등에 지진관측소 10곳을 신설할 계획이며, 서해 지진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서해지체 구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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