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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대신 ‘유언의 날’ 지정 운동 벌이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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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대신 ‘유언의 날’ 지정 운동 벌이는 목사

입력
2014.04.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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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는 ‘죽은 자의 날(El Dia los Muertos)’이 있고 일본에는 ‘유언의 날(遺言の日)’이란 게 있습니다. 일 년 중 오늘 하루만이라도 스스로 유언장을 쓰면서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지난 삶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 보세요.”

장난이나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기념일인 ‘만우절’을 죽음을 되새기는 ‘유언의 날’로 정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기독교단체 하이패밀리 송길원(56ㆍ사진) 목사다. 송 목사는 만우절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유언의 날 제정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열고, “매년 4월 1일을 서양의 만우절을 따라가는 날이 아닌 ‘유언의 날’로 지정해 죽음을 성찰하는 날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홉 번 죽고 한 번 산다’는 의미의 한자성어 ‘구사일생(九死一生)’에 ‘4월 1일에는 죽음을 돌아보면서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자(求四一生)’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많은 날 중에 왜 하필 이날을 택했을까. 송 목사는 “수많은 기념일 중에 유일하게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날이 만우절”이라면서 “장난 전화로 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대신 조용히 나 자신을 돌아보며 그로 인해 주변에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전파하는 날로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죽음을 알아야 삶의 의미가 드러난다”는 그의 신념대로 이날을 계기로 유언장 쓰기 운동을 펼칠 생각이다. 송 목사는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지 않고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유언장을 쓰는 것”이라며 “유언장을 통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버킷리스트’를 만들거나 유산 기부나 장기기증 계획을 세우는 등 죽음을 통해 현재 삶의 의미를 풍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목사는 유언장 쓰기 외에도 조의금 일부를 기부받아 사회사업에 쓰는 착한 장례식 캠페인 등 죽음과 관련된 다양한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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