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가 전국의 은행ㆍ증권ㆍ보험사 창구에서 지난달 17일 일제히 판매에 들어갔으나 초반실적이 기대 이하다. 올 한해 최대 4조원가량 모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28일 기준) 판매실적은 130억원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20,30대 직장인들에게 이만한 재테크 상품도 없다고 하는데 정작 투자자들은 가입을 망설이는 형국. 다른 서민재산형성 상품과 달리 자칫 원금까지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탓이다. 가입을 고려한다면 꼭 살펴봐야 할 소장펀드의 '팁'을 정리해본다.
모펀드 보고 투자하라
소장펀드는 납입액의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5년 뒤 주가를 장담할 수가 없고, 세금혜택 때문에 5년 동안 환매하기도 힘들어 자칫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소장펀드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펀드 전환 여부다. 소장펀드는 운용사에 따라 전환형(엄브렐러)과 일반형 두 종류로 출시됐다. 전환형은 한 펀드 내 두 가지 이상의 펀드가 묶여 있는 구조라, 투자자들은 전환형 내의 여러 펀드 중에서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자유롭게 갈아타면 된다. 하지만 일반형은 가입하면 같은 운용사 상품이더라도 상품 이동이 불가능하다. 소장펀드는 2015년 12월31일까지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므로 가입기간 중 추가로 여러 개 펀드에 가입한 다음,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 위주로 납입하는 것도 수익을 높이는 한 방법이다.
소장펀드라고 해서 향후 수익률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소장펀드는 자산운용사의 대표 모(母)펀드에 투자하는 자(子)펀드 형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장기 수익률이 우수한 모펀드를 찾으면 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년 수익률 기준으로 'KB마이플랜배당주'펀드가 61.23%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5년 기준으로 보면 무려 251.95%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55.09%) 'KB밸류포커스'(29.90%) '신영마라톤'(24.69%)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모'(31.51%ㆍ2년) 등도 3년 수익률 상위권에 속한다. 실제 28일 현재 전체 소장펀드 가입액의 절반 정도가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펀드', '신영마라톤소득공제자펀드'등 모펀드의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몰려 있다.
적립금ㆍ연말정산 혜택 동시에
소장펀드는 매력이 있는 상품인 것은 분명하다. 가입조건인 지난해 연봉이 5,000만 원 이하인 근로자가 가입 한도금액인 600만원을 납입하면 39만6,000원의 연말정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펀드 운용수익률이 0%라고 가정해도 매달 50만원씩 5년간 연 3.1%의 적금에 가입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보는 셈이다. 가입 후 급여가 늘어나면 그만큼 연말정산 효과도 커진다. 소장펀드 가입후 상한선인 연봉 8,000만원일 경우, 63만3,600원의 혜택을 본다. 재형저축이 연 1,200만원 납입 시 7만5,000원의 세제혜택을 받는 것과 큰 차이다.
소장펀드의 또 다른 매력은 선취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판매보수도 같은 유형의 일반 펀드에 비해 30~50% 가량 낮다. 이 보다 더 저렴한 수수료로 가입하고 싶으면 이달 출범할 펀드온라인슈퍼마켓을 활용하면 된다. 이 곳을 통해 가입할 경우 기존보다 3분의 1수준으로 판매보수가 더 내려간다. 펀드 가입 후 90일 이내에 해지하더라도 중도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장펀드는 5년이라는 가입기간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중도 하차할 경우 총 납입액의 6.6%의 세액을 추징당한다. 여기에 연간 총 급여가 8,000만원 이상이 되면 자동적으로 해지 대상이 되므로 회사 급여도 염두에 둬야 한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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