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역사적인 텍사스 데뷔전을 치렀다. 추신수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홈 개막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추신수는 이날 타석에 다섯 번 들어섰으나 4타수 무안타 볼넷 1개만을 얻었다. 2010년 이후 4년 만에 개막전 무안타로 자존심을 구겼다. 텍사스도 난타전 끝에 10-14로 패해 홈 개막전 연승 행진을 ‘5’에서 마감했다. 이날 텍사스 마운드가 내준 14점은 1972년 구단 창단 이래 개막전 최다 실점이다.
1회 잘 맞은 타구 아쉬워…좌투수 극복은 여전한 숙제
추신수는 지난해 왼손 투수를 상대로 재미를 못 봤다. 타율 2할1푼5리에 8타점, 홈런은 1개도 없었다. 좌투수 통산 타율도 2할4푼3리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실제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추신수는 이날도 필라델피아 왼손 선발 클리프 리를 맞아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1회 잘 맞은 타구가 가운데 담장 앞에서 잡혀 아쉬움을 남긴 뒤, 2회 2루수 땅볼, 4회 유격수 땅볼(4회)로 물러났다. 6회 역시 바뀐 투수 왼손 제이크 디크먼에 삼진, 7회 2사 1ㆍ2루에선 또 다른 왼손 투수 안토니오 바스타르도에게는 볼넷을 얻었다. 지역 언론 댈러스모닝뉴스는 경기 후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173명의 선수 중 추신수의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은 최하위권”이라며 “한 시즌 동안 왼손 선발 투수는 약 45경기 등판한다. 추신수가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추신수의 자신감, 변함없는 코칭스태프의 신뢰
하지만 추신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왼손 투수라고 위축되는 건 없다는 것이다. 추신수는 “왼손 투수 성적은 매년 달랐다. 늘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상대 선발 리가 상당히 공격적인 투구를 해 나 또한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1회 친 타구가 워닝 트랙 근처에서 잡혀 아쉽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타석 때 투수의 볼을 많이 보고 볼넷을 얻어냈다. 내일 경기 준비하는 데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팀이 이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 역시 “우리가 왼손 투수를 상대한다고 해서 추신수가 경기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은 추신수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존 다니엘스 단장은 “추신수는 올 시즌 분명 잘해낼 것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시범경기에서 몇 차례 결장했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없다”며 “건강한 추신수라면 걱정할 게 없다”고 믿음을 보냈다.
Choo~Choo~, 한인 동포 500명 단체 응원
경기장엔 한인 동포 500여명이 단체 응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추신수의 유니폼을 맞춰 입은 팬도 있었다. 특히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단을 소개할 때 대부분의 관중이 ‘Choo(추)~Choo(추)~’를 외치며 새로운 톱타자를 환영했다. 올 시즌 추신수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추신수는 “한인들의 응원이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 (끝까지 따라붙는) 우리 팀의 저력을 확인했다. 나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추신수는 2일 오전 9시 5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필라델피아와의 2차전에서 시즌 첫 안타에 도전한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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