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판도는 전력 평준화로 인해 정말 예상할 수 없다.” 프로야구 9개 구단 감독들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실제 개막 2연전 뚜껑을 연 결과, 괜한 엄살이 아니었다. 지난해 우승팀 삼성부터 최하위 한화까지 고른 전력을 선보였다. NC를 제외한 8개 모두 1승1패로 맞섰다.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각 팀 감독들은 정규리그 레이스 운영 전략으로 ‘초반 스퍼트’를 택했다. 염경엽(46) 넥센 감독은 “9개 팀의 전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초반이 더 중요하다”며 “4월이나 5월에 처진다면 위로 올라가기 힘들다. 그 때 흔들리는 팀이 최하위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각 팀마다 초반에 승부를 걸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만수(56) SK 감독 또한 “지난해에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팀들 간의 전력 차가 크지 않아 초반에 힘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K는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개막에 맞춰 준비하도록 했다. 김경기(46) 타격코치는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시범경기 초반에 안 좋다가 막판에 올라왔다. 개막에 맞춘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치열한 레이스에서 살아남으려면 투수력을 갖춰야 한다. 선동열(51) KIA 감독은 “마운드가 얼마나 안정됐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이 감독 역시 “투수만 받쳐주면 초반에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현재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나오면 머리 속에 그렸던 구상이 틀어진다. 지난해 5월초까지 선두를 달리며 ‘잘 나가던’ KIA는 부상 선수 속출 탓에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무너진 기억이 있다.
이 외에 다른 변수는 올해 도입된 ‘월요일 경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주말 3연전 또는 2연전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 해당 경기를 월요일에 편성하도록 했다. 바뀐 규정의 영향을 받은 한화는 지난달 29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30일부터 6일까지 졸지에 8연전 강행군을 치르게 됐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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