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점을 이용하는 내국인이 평균 530달러어치를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들은 800달러 이상을 썼다. 400달러 면세한도가 더 이상 실효성 없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면세점이 시내 면세점을 기준으로 지난 해 내국인의 1인당 평균 구매액을 조사한 결과 530달러로 집계됐다. 현행 해외여행 휴대품 면세한도가 400달러인데 이와는 별도로 술 1병(400달러 1ℓ이하)과 담배 1보루, 향수 1병까지 면세 혜택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여행객들이 대략 이 한도에 맞춰 구매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혼부부들은 800달러 이상 면세 쇼핑을 했다. 2012년엔 887달러, 작년엔 817달러어치를 구매했다.
업계에선 면세한도가 지나치게 낮아 한도를 초과해 물품을 구입한 뒤 짐에 몰래 숨겨 들여오다 적발되거나, 아예 해외 면세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 관세청이 지난 2012년 66만7,000건의 여행객 휴대품을 조사한 결과 43.6%인 29만1,000건이 면세 한도 초과로 적발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면세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국가 중 낮은 수준.게다가 18년째 묶여 있어, 업계에선 한도확대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선행되어야겠지만 어쨌든 지금보다는 높아져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면세한도가 그다지 낮은 수준은 아니다. 캐나다와 스위스는 각각 363달러, 334달러인 반면 유럽연합(EU) 586달러, 중국 750달러, 미국 800달러, 일본 1,952달러 등 각국별로 천차만별이다"고 말했다.
면세한도가 상향 조정될 경우, ▦600달러 ▦800달러 ▦1,000달러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이상엽 세법연구센터장은 "면세한도 인상으로 혜택을 보게 되는 여행객들이 누구인지, 또 내수 소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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