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는 아르바이트로 고용한 노인들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수억원의 요양급여를 허위로 청구한 한의사 한모(74)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해 4~9월 종로구에 한의원을 차려 놓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유인, 신분증을 제시 받아 1,051명의 개인정보를 얻어냈다. 한씨는 이 정보들을 이용해 이들이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해 요양급여 9,000여건을 청구, 총 3억2,800여만원을 타냈다.
조사결과 한씨는 인근 노인복지회관에 드나드는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상대로 일당 500~2,000원을 주는 '쑥뜸 만들기' 아르바이트를 시켜 준다고 속여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씨가 운영한 한의원은 치료를 위한 기본적인 시설과 인력을 갖추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또 지난해 말 경찰이 출석을 요구하자 주요 참고인들에게 "경찰에 출석하지 말라"며 각각 20만원을 지급하는 등 '입막음'을 한 의혹도 받고 있다.
한씨는 현재 모든 범행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생활비나 용돈이 아쉬운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에게 소액의 돈을 주고 쉽게 개인정보를 얻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