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회자가 진행하는 최장수 생방송 토크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일본 후지TV의 오락 프로그램 '와랏테 이이토모(웃어도 좋아)'가 방송 32년만인 31일 막을 내렸다. 일본 3대 코미디언으로 불리는 다모리(68ㆍ본명 모리타 가즈요시 森田一義)가 1982년 10월4일부터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2002년 5,000회를 넘기면서 기네스북에 정식 인정됐고, 이날 8,054회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매주 월~금요일 낮 12시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다모리가 매일 화제의 인물과 대담하거나 고정 출연진과 함께 콩트를 하거나 퀴즈를 푸는 형식으로 진행, 일본을 대표하는 오락 프로그램이 됐고, 생방송을 촬영하는 도쿄 신주쿠의 스튜디오알타는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최근 시청률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후지TV가 방송을 접기로 했다.
지난 해 프로그램의 종영이 알려진 이후 유명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 달 21일에는 프로그램 최초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직접 출연, 사회자 다모리에게 "(프로그램) 장수의 비결을 듣고 싶다"고 말했고, 이를 두고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후지TV와 같은 계열의 산케이신문은 이날 인터넷판 호외를 발행하는 등 일본 언론들도 장수 프로그램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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