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왕세자(Prince Charles)가 20대 중반이던 1973년 한 연회장소에서 열 살이나 더 많은 영국의 유명 여배우 Susan Hampshire와 인사를 나눌 때였다. 황태자는 그녀가 가슴을 깊게 판 드레스(low-cut dress)를 입은 걸 알아채고 이렇게 말을 건넨다. ‘Father told me that if I ever meet a young lady in a dress like yours, I must look her straight in the eye.’(아버지께서는 이런 옷을 입은 젊은 여성을 만나거든 눈만 바라보고 얘기하라 말씀하셨죠.) 황태자의 이러한 대화법은 난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dress code를 놓고 재치 있게 이야기를 풀어 가는 좋은 사례의 하나이다.
흔히 이러한 ‘매너 있는 말투’는 ‘civilized conversation’이라고 칭한다. 처음 보는 여성에게 나이를 묻지 않는 것이나 인종과 관련해 민감한 이야기 주제를 꺼내놓지 않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상대가 지나친 농담을 걸어올 때 점잖게 거절하는 말로는 ‘I’m not sure you’d tell the joke here’처럼 응수하는 것이 ‘Don’t joke around here’ 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다.
먼저 자리를 뜨면서 ‘Oh, how time flies, I really hate to say goodbye to you’ 라고 말하자 상대방은 ‘Yeah, time flies when you’re enjoying yourself. Hope to see you again.’라고 응답을 한다. 양쪽 모두 우아하고 절제된 표현으로 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모두 토론에 열중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It’s 6 o’clock now.’라고 말하자 사회자가 ‘Thank you, Big Ben.’이라고 응수한 일화도 있다. Big Ben은 London시의 Westminster 궁 북쪽 끝의 시계탑으로 말한 사람이 무안하지 않도록 위트 있게 받아친 경우이다.
유명한 극작가 Bernard Shaw와 Churchill 수상의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Here are tickets for my new show. one for yourself, and one for a friend, if you have a friend.’(제 연극을 보러 오시라고 표 두 장을 보냅니다. 한 장은 당신 것이고 친구가 있다면 또 다른 한 장을 사용하셔도 됩니다.)라고 한 Shaw의 다소 공격적인 말투에 Churchill은 능수능란한 답을 내놓는다. ‘I’m sorry that a previous engagement precludes my attending your opening night. I shall be happy to come the second night, if there is one.’(선약이 있어서 갈 수 없으나 두 번째 날에도 공연이 있다면 가보도록 하지요.) 이들의 일화를 참고한다면 wit와 매너를 겸비한 절제된 언어 구사야말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화법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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