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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테니스 ‘빅2’시대로

입력
2014.03.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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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에서 빅2로.’

로저 페더러(33ㆍ스위스) 라파엘 나달(28ㆍ스페인) 노박 조코비치(27ㆍ세르비아) 앤디 머레이(27ㆍ영국)가 ‘적당히’우승컵을 나눠가지던 남자프로테니스(ATP) 시대가 명실공히 ‘빅2’대세론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주인공은 랭킹 1,2위 나달과 조코비치다. ‘연로’한 페더러와 부상이 잦은 머레이가 우승전선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동안 나달과 조코비치가 챔피언 트로피를 싹쓸이할 기세다. 실제 이들은 거의 웬만한 대회 결승에서만 만난다. 조직위에서 랭킹 1,2위에 대한 시드 배정 예우를 한 측면도 크지만 이들의 실력 자체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17개의 메이저대회 우승컵 중 12개를 나달과 조코비치가 나눠가졌을 정도다.

31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올 시즌 ATP 두 번째 1000시리즈(마스터스대회) 마이애미 오픈 결승전도 이들을 위한 무대였다.

조코비치가 나달을 세트스코어 2-0(6-3 6-3)으로 완파하고, 인디언웰스에 이어 2연속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상하이와 파리 대회를 포함하면 4연속 마스터스 우승이다. 자신의 통산 18개째 마스터스 챔피언 트로피. 덤으로 마스터스 대회 20연승 신바람도 내고 있다. 이는 여자부 서리나 윌리엄스(33ㆍ미국)와 같은 행보다.

조코비치는 특히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나달에 1-3으로 패한 후, 3연속 결승에서 나달을 꺾는데 성공했다. 나달로선 2011년 인디언웰스대회~ 2012년 호주오픈까지 7연속 결승 패배의 악몽이 되살아날 법도 하다. 하지만 나달은 “조코비치가 나보다 더 강했다”라며“다음 경기에서 더 수준 높은 테니스를 구사하기 위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우승 직후 “진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서브와 백핸드, 포핸드가 모두 정확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코비치는 5월 프랑스오픈을 정조준하고 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석권)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선 프랑스오픈 우승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걸림돌은 역시 나달이다. 나달은 프랑스오픈에서만 8번 우승고지에 오른 클레이코트의 황제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나달과 대회 준결승에서 만나 1-3으로 무너졌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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