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와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 결정전은 사령탑의 ‘수 싸움’이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김진(53) LG 감독, 유재학(51) 모비스 감독은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명장이다. 김 감독은 LG를 창단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은 지도력을 발휘했다. 또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다른 새 얼굴로 베스트5를 꾸리고도 단번에 최고의 팀으로 만든 용병술과 리더십이 돋보였다.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2001~02 시즌 대구 동양(현 고양 오리온스) 시절 이후 1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 감독이 정상에 오를 경우 최인선(64) 전 SK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2개 팀에서 우승을 맛본 지도자가 된다.
김 감독과 지략 대결을 펼칠 유 감독은 프로농구 최고의 지도자로 손꼽힌다. 모비스 전력의 반은 유 감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지략과 카리스마를 갖췄다. 만가지 수를 가졌다고 해서 붙은 별명은 ‘만수’다.
정규리그 통산 465승으로 최다 승을 기록 중인 유 감독은 올해 우승하면 프로농구 감독 사상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반지를 4개나 손에 넣는다. 현재 3회 우승 감독은 유 감독 외에 전창진(51) 부산 KT 감독과 신선우(58) 전 SK 감독이 있다. 이외에도 4승을 추가하면 전 감독에 이어 플레이오프 40승 고지에 오른다.
LG와 모비스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6차례 만나 3승3패로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두 감독 플레이오프 맞대결에서는 유 감독이 웃었다. 2006~07 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유 감독은 김 감독이 이끄는 오리온스에 3연승을 거두고 챔프전에 올라 우승까지 했다. 따라서 이번 대결은 7년 만의 리턴 매치다.
박건연(52) MBC 해설위원은 31일 “이번 챔프전은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핵심 포인트”라며 “단기전 같은 경우는 선수 교체 시기가 중요한데 가용 자원이 많은 LG가 이런 점에서 다소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렇다고 모비스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을 팀”이라면서 “유 감독은 팀의 단점을 감추고 장점을 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또 시리즈 전망에 대해 “1, 2차전 결과가 중요하다”며 “LG가 초반 두 경기를 모두 가져가면 4승1패로 끝낼 것 같고, 모비스가 1경기라도 챙기면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 팀은 4월2일부터 창원과 울산에서 7전4선승제의 챔프전을 치른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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