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을 수행하는 김기수 비서관의 지난해 재산신고액이 중앙정부 고위공무원 중 4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재산공개 대상에서 빠져있는 전직 대통령도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8일 공개한 '정부 고위공직자 재산 신고내역'에 따르면 김기수 비서관(1급)의 지난해 재산은 82억4,800만원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1급 비서관인 임재현씨의 재산신고액은 28억원으로 안전행정부 공무원 가운데 김 비서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직 대통령은 비서관 3명(1급 1명ㆍ2급 2명)을 둘 수 있는데 이 중 1급 이상은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12ㆍ12 사태, 5ㆍ17 쿠데타(내란죄)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형을 선고 받아 예우가 박탈됐고 이희호, 권양숙 여사는 전직 대통령 서거에 따라 2급 비서관만 한 명씩 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전직 대통령은 재산공개 대상이 아니어서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2010년 전직 대통령도 재산공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폐기됐고 참여연대도 지난해 6월 관련 내용을 입법 청원했다. 재임 기간 중 비리 등 부당행위를 통해 퇴임 후 재산 획득을 막자는 취지다.
그러나 안행부는 전직 대통령은 현직 공무원이 아닌데다 퇴임 후 비리 가능성도 높지 않아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산공개 기준을 두고 정부 부처와 검찰ㆍ사법부 등 법조계 공직자 간 형평성 문제도 불거졌다. 정부 부처 재산 공개 대상은 1급 이상인데 반해 검찰과 사법부는 차관급 지위인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검사장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형평성 차원에서 법조인 공개 대상을 늘리라는 지적이 있지만 특정직은 1~9급으로 명확히 나눠지지 않아 정확한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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