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코레일 소속 열차가 잇달아 고장이 나면서 화창한 날씨를 즐기려던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지하 청량리역에서 인천행 열차가 전력 공급장치 고장으로 멈춰 섰다. 사고 후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모두 하차했으며, 청량리~용산역 구간 하행선의 열차 운행이 오후 2시 33분까지 1시간 가량 중단됐다.
이어 고장 열차를 견인해 구로 차량기지로 향하던 열차도 고장 나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더 커졌다. 견인 열차는 공기 투입을 통해 출력을 높이는 장치가 파손되면서 운행 재개 50분 만인 오후 3시 20분쯤 시청역과 종각역 사이에서 멈춰 섰다. 뒤따라오던 열차들의 운행도 중단되면서 승객들은 수 십분 동안 열차 내에서 발만 구를 수 밖에 없었다. 일부 시민들은 답답한 열차 안에서 1시간 가까이 갇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 아이디 @koel*******를 사용하는 한 시민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지금 지하철 1호선 하행 운행이 중단됐는데,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람이 많은 서울역은 아비규환"이라며 "싸움도 났고, 외국인들은 모르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고 처리는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 역 사이 선로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작업이 원활하지 않았고, 고장 차량을 견인하러 온 차량은 볼트에 녹이 슬어 절단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사고 수습시간은 더 길어졌다. 결국 2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5시 45분에서야 열차는 정상 운행됐다.
코레일과 서울메트로 간의 상호 협력 체계도 엉망이었다. 서울메트로 측에 사고 수습 경과를 묻자 관계자는 "고장 열차는 코레일 소속이라 사고 수습 진행과정은 무전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후 열차 운행 현황과 후속 열차 탑승객 하차 유도 과정에 대해서는 서울메트로가 관리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른다"고 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2차 사고 발생 후 후속 차량 몇 대가 운행에 차질을 빚었는지, 갇혀 있던 승객들에 대한 조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아 야간 근무자들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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