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에 위치한 꿀과 차를 생산하는 기업인 꽃샘종합식품. 1992년에 세워진 이 기업은 연간 2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던 소규모 식품업체였다. 하지만 2001년 홈플러스와 함께 자체브랜드(PB)상품인 '홈플러스 프리미엄 아카시아'를 출시하며 급성장해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양봉산업의 대표주자가 됐다. 이 업체는 홈플러스와 거래한 지 2년만인 2003년 100억원의 매출을 돌파했고, 현재는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꽃샘종합식품의 성장에는 해외 수출이 한 몫을 했다. 이를 가능하게 도와주고 연결한 곳이 홈플러스다. 꽃샘종합식품에게 차의 본 고장인 중국 진출은 꿈만 같은 일이었다. 원래 중국 테스코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테스코 자체 검사 절차가 1년 이상 걸릴 정도로 까다롭기 때문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상황이었는데, 홈플러스는 2009년 7월 중국 테스코 105개 전점에 꽃샘종합식품의 PB액상차 4종을 3개월 만에 입점시켰다. 홈플러스 석봉학 바이어는 "홈플러스가 PB상품을 선정할 때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TL&T(Trading Law&Technical·트레이딩 로&테크니컬)의 품질관리와 절차는 무척 까다롭다"며 "설비, 생산력 등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를 하기 때문에 평소에 이를 잘 알고 있는 중국 테스코는 실사의 절차를 생략하고 입점시켰다"고 설명했다. 꽃샘종합식품은 중국 테스코 입점에 이어 이를 기반으로 그 해 월마트의 중국 내 300개 점포에 PB 액상차를 납품할 수 있었다. 현재 300억원의 매출 가운데 수출을 통한 매출은 80억원 이상이다.
이처럼 홈플러스는 '협력의 경제'를 강조하며 PB협력업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 테스코 각국 매장으로 이들의 진출을 확대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2010년 10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KOTRA),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영국 테스코그룹과 3자간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후 국내 중소제조기업들의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2011년부터 영국 테스코 매장에서 매년 개최하는'한국식품전'을 꼽을 수 있다.
영국 현지의 반응이 뜨거워지며 2011년 1개 매장에서 열리던 한국식품전은 지난 해 49개 매장으로 확대돼 개최됐다. 또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식품몰인 테스코닷컴에도 한국 식품들이 정식 입점하게 됐다. 이로써 현재 테스코 런던 12개 매장과 테스코닷컴에서는 CJ제일제당 '불고기양념장, 대상 '홍초 석류', 프레모 '알로에드링크', 고려수산 '김밥김', 태경농산 '치킨데리야키소스' 등 19개 업체 49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국내 식품업체 상품들이 영국에서 정식 판매된 것은 일부 한인마트를 제외하면 한국식품전이 처음이었다"며 "대기업, 중소기업, 유통업체, 협력업체, 정부가 힘을 모아 결실을 맺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테스코 내에서 지난 해 한국식품 수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0% 늘었다. 한국식품전에 참여해 온 국제식품 선정호 상무는 "2008년부터 유럽 진출을 시도했지만 유럽 시장에 맞는 제품개발, 제품 표기사항 등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2011년 한국식품전에 참가하면서 유럽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후 유럽 내 각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스웨덴까지 수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올해부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손잡고 국내 농수축산물 수출 지원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농수축산 식품을 발굴해 전세계 테스코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예정이다.
매트 클라크 테스코 세계식품 구매팀장은 "지난 해 영국 테스코 매장에서 한국의 제주 감귤이 약 200만파운드(약 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식품은 해외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김치, 불고기, 비빔밥과 같은 한국의 전통음식을 테스코를 통해 세계 고객들에게 소개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홈플러스는 기존 테스코 매장에 상품을 납품하는 협력회사의 수출 물량을 늘리고, 각국 테스코 바이어를 국내로 초청해 진행하는 수출 상담회도 확대 개최할 예정이다. 또 협력회사들의 품질관리시스템을 지원,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품질관리 컨설팅 비용을 부담할 여력이 없는 중소 협력회사들에게는 연 1,500회 이상 전문기관의 품질안전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홈플러스 내부 전문가 인력을 통해 연 4,000회 이상 품질, 위생 안전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협력회사가 개별적으로 물류센터에 물건을 납품하던 것을 공동 배송하는 선행물류로 바꿔 물류비를 개선하는 등 협력회사의 물류효율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 도성환 사장은 "협력회사는 우리가 소중히 존중해야 할 고객들"이라며 "앞으로 협력회사를 위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이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초를 만들고, 협력회사와 동반성장의 길을 함께 걸어가겠다"고 말했?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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