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둑은 초반에 김성진이 강공을 펼쳐 중반 무렵까지는 흑이 약간 우세했는데 이후 큰 전투 없이 바로 끝내기 단계에 접어들면서 차츰 박영훈이 형세를 만회했다. 지금은 오히려 백이 약간 재미있어 보인다는 윤현석 9단의 설명이다. 아마추어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바둑판에 빈자리가 너무 많아서 앞으로 끝내기 단계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프로의 눈으로 보면 대부분 맞보기성이거나 으레 그렇게 진행될 곳이어서 한두 집 이상 차이를 벌리기가 쉽지 않다.
실전에서도 역시 두 선수가 실전보에 이어 에 이르기까지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치열하게 끝내기 승부를 벌였지만 결국 '신산' 박영훈의 노련함이 김성진보다 딱 반 발 앞섰다. 289수 끝, 백 반집승.
이로써 2010년과 11년, 두 차례 명인타이틀을 품에 안았던 박영훈이 가장 먼저 4강에 올랐다. 박영훈은 연초에 바둑왕전과 맥심커피배에서 잇달아 아쉽게 탈락,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3월에 접어들어 5연승을 거두며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과연 올해 명인전에서 다시 한 번 정상을 밟을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