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합병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의 선주민인 크림타타르인 회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합병 이후 러시아 탄압을 우려한 타타르인들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일 방침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크림타타르인 자체 의사결정기구인 '쿠릴타이(합의제도)'는 29일 크림 중부 바흐치사라이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민족자치구의 창설을 위한 법적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크림 각지에서 온 타타르 대표 200여 명이 참가했다. 쿠릴타이의 르팟 추바로프 의장은 "크림타타르인의 자결권 보장을 (러시아에)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구의 구체적인 모양이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 합병을 전제로 한 자치구 창설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는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의 루스탐 민니하노프 대통령도 참석했다. 러시아 정부가 민족적으로 크림타타르인과 가까운 이 공화국 대표를 파견한 것이다. 민니하노프 대통령은 "(크림타타르족이)받아들일 수 있는 결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원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크림반도에는 현재 약 26만 명의 타타르인들이 살고 있다. 러시아계, 우크라이나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인구집단이다. 크림타타르인들은 2차 대전 당시 나치를 도왔다는 이유로 옛소련 스탈린 정권에 의해 인종청소와 강제이주를 당한 경험이 있다. 크림과 러시아 합병을 묻는 주민투표에 반발해 투표 자체를 보이콧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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