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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파리장서 독립운동 기념비'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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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파리장서 독립운동 기념비' 제막

입력
2014.03.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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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유림이 프랑스 파리 만국평화회의에 독립청원서를 보낸 것을 기리는 '한국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長書)비'가 전북 고창군 고창읍 새마을공원에 세워졌다.

한국유림독립운동 파리장서비추진위원회는 지난 29일 김춘진 국회의원, 심덕섭 전북도 행정부지사, 이강수 고창군수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리장서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기념비 건립을 위해 전국에서 750명이 십시일반으로 후원금 8,5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이 기념비에는 독립청원서 한문 원본과 한글 번역본, 유림 137인의 명단을 새겼으며, 이 중 고창 출신 고석진, 고예진, 고순진, 고제만 선생을 기리는 내용도 담았다. 이들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스승인 면암 최익현 선생을 모시고 의병투쟁을 주도하기도 했다.

'파리장서 독립운동'은 한국유림 대표 137인이 1919년 파리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 해 3월 말 한국독립을 청원하는 내용을 담긴 외교문서를 비밀리에 보낸 역사적인 사건이다. 파리장서는 '파리에 보낸 긴 글'을 의미한다.

유림의 독립청원서는 만국평화회의 대표단과 중국의 각국 외교사절 등에 배포돼 독립의지를 고취시키고 일본 식민통치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심산 김창숙 선생은 3월 23일 파리장서를 품고 비밀리에 국내를 출발해 중국 상하이(上海)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도착, 김규식 임시정부 대표에게 전달했으며 유림들은 파리장서 독립청원서 제출을 계기로 독립운동과 의병투쟁을 적극 펼쳤다.

고예진 선생의 손자인 고석상(76) 전 성균관부관장은 "파리장서는 일제 침략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독립의 대의를 밝힌 것으로 3ㆍ1 만세독립운동과 쌍벽을 이루는 우리 독립운동사의 획기적인 사건"이라며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한편 네 분 선생님을 추모하고 그 숭고한 뜻을 기리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념비를 건립했다"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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