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6ㆍ4 지방선거 승부처인 수도권 선거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어느 한 곳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반전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통합 발표 직후 정치권 안팎에선 박원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에 출마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신당 창당의 최대 수혜자로 꼽는 의견이 많았다. 이들이 통합 주체인 민주당과 안철수 공동대표 측과 긴밀한 관계였던 만큼 양측의 지원을 동시에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창당 과정의 잡음 등으로 안 대표에게만 이목이 집중되고 정작 지방선거 후보들은 소외되면서 통합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김 전 교육감은 대표공약으로 내세운 '무상버스'가 '공짜논란'에 휘말리면서 힘을 못쓰고 있다.
28일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반값 등록금을 실시 중인 경기도 안성 한경대학교를 방문, 학생 및 교직원들과 교육비 경감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에 당내 원혜영 김진표 김상곤 김창호 경기지사 예비후보가 총출동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안 대표의 일정에 경기지사 예비후보들이 결합해 당내 경선에 앞서 여론의 관심을 끌겠다는 의도이다. 당 내에서도 "하루 빨리 지도부가 안 대표를 앞세워 현장 최고위원회의 등 지방을 돌면서 후보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서울 상황도 녹록치 않다. '현역 프리미엄'이 예상됐던 박 시장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 연일 날 선 공방을 주고 받고 있는 것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방송에서 "정 의원이 2010년 9월 한나라당 대표일 때 '국민의 70%가 안 믿으니 천안함 사건을 이제 덮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 의원이 "천안함 폭침이 일어났을 때 박 시장은 '우리 정부가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해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면서 안보관을 문제 삼은 데 대한 반격의 성격이다. 정 의원 외에도 여권 후보들의 공동 표적이 된 박 시장 입장에선 안 대표의 전폭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 시장 측은 지난 2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희망나눔장터에서 안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향후 적극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고수할 경우 기초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도부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수도권 등 광역단체장 선거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와 관련, 한 핵심관계자는 "지도부가 경기지사 예비후보들과 공동 일정을 마련한 것은 선거지원에 본격 나서겠다는 의미"라며 "박 시장과의 일정도 조만간 마련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독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김ㆍ안 공동대표에게 축하 난을 전달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양 공동대표는 기초선거 무공천 이행 문제를 꺼냈으나 박 수석은 "여의도 문제는 여야에 맡기는 것이 대통령 방침"이라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안성=정소은 인턴기자 (이화여대 언론정보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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