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ㆍ독일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로 프랑크푸르트를 찾아 파독 광부와 간호사 출신 재독교포 18명을 접견하며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4년 12월 차관을 빌리기 위해 독일을 방문한 자리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손을 잡으며 약소국의 설움을 삼킨 지 50년 만에 그의 딸이 다시 만나 희생과 노고를 격려한 것이다. 1960년대 독일에 파견된 우리 광부와 간호사들은 약 1만8,000명(광부 8,000명ㆍ간호사 1만명)이었으며 현재도 독일에 체류 중인 사람은 3,300명(광부 1,300명ㆍ간호사 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50년전 독일 루르 지방의 함보른 탄광을 찾았던 박 전 대통령이 300여명 파독 광부들과 파독 간호사 50여명을 대상으로 "국가가 부족하고 내가 부족해 여러분이 이 먼 타지까지 나와 고생이 많습니다. 우리 생전에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들에게 잘사는 나라를 물려줍시다"는 연설을 하고, 참석자 모두가 눈물을 흘린 일화는 유명하다. 우리나라가 1962년부터 서독에서 차관을 받은 것은 이들의 급여를 담보로 한 것이었다.
아버지의 유훈을 이어 받으려는 듯 박 대통령은 파독 근로자 출신 교포를 접견한 자리에서"한국이 저개발 국가이던 시절 후손들에게 잘 사는 조국을 물려주려고 이국에서 고생한 여러분의 헌신적 노력으로, 우리 나라는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원조 공여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교포 150여명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갖고 한독 우호관계 증진에 이바지해온 노력을 격려했다.
"독일 통일의 원동력은 동독주민들의 용기"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 독일 통일의 상징적 도시인 드레스덴에서 "역사적인 독일 통일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자유에 대한 갈망을 행동으로 옮긴 당시 동독 주민들의 용기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궁에서 이 지역을 관할하는 작센주 지방정부의 스타니슬라프 틸리히 총리 주최로 열린 만찬에서 "1989년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 시민들이 보여준 용기가 동독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평화적인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옛 동독의 핵심 도시인 드레스덴에서 동독 체제에 저항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호네커 정권이 무너진 걸 지칭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독일 통일을 주도하였을 뿐 아니라 통일 후 모범적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한 작센주의 모습은 한반도 통일의 미래 청사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만찬 뒤 하이마 오로스 드레스덴 시장은 드레스덴의 거리 중 한 곳을 한국거리(KoreaStraße)로 명명키로 한 사실을 박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프랑크푸르트=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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