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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대표팀 코치 폭언 사실…선수들 집단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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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컬링 대표팀 코치 폭언 사실…선수들 집단 사표

입력
2014.03.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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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통해 비인기 종목에서 인기 종목으로 거듭난 한국 여자 컬링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가 발생했다.

국가대표인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의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폭언, 성추행, 포상금 기부 등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경기도 자체 조사결과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28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어 김지선(27), 이슬비(26), 김은지(24), 엄민지(23) 등 선수 4명과 최모(35) 코치를 상대로 전날부터 진행한 긴급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소치 대회 이후 은퇴 의사를 밝힌 신미성(36)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선수들은 조사에서 훈련 때 최 코치의 폭언과 성추행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최 코치는 지난해 12월20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26회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결승전 직전 “진지하게 임해라. 이럴 바에는 사표를 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손을 잡으며 “내가 손 잡아 주니까 좋지”라는 성추행 여지가 있는 발언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코치는 (사표를 내라는 말이) 폭언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손을 잡은 것도 성추행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 컬링계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폭언이 심했다. 훈련 프로그램을 더 혹독하게 짰고, 그럴수록 선수들을 더 몰아붙였다”며 “2014 세계선수권 직후 26일 선수 부모와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코치진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올림픽 포상금 기부 강요에 대해서는 양 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선수들에게 1인당 700만원을 배분할 계획인 상황에서 코칭스태프는 중·고교 컬링팀의 형편이 열악하니 장비 지원을 위해 각자 100만원씩 희사하자고 했다. 그러나 선수 2명이 이의를 제기했고, 최 코치가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라”며 강요로 느낄 만큼 질책을 했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기부금 강요는 와전됐다. 다 뜯어진 운동화를 신고 경기 하는 후배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으자는 게 강요하는 것으로 비춰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선수단 구성을 놓고 벌인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갈등이 또 다른 이유라는 목소리도 있다. 2018 평창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하는 경기도청은 그 동안 7명으로의 선수단 확대를 추진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더 뛰어난 선수를 주전으로 선발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대립했고, 폭언 문제까지 겹치며 선수들이 집단 사표를 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또한 소치 대회 직후 다른 지역에서 경기도청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갈등이 심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 지역에서는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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