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도 언젠가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는 날이 올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오전 베를린 장벽 유적지의 야외 전시관에서 열리는 'DMZㆍ그뤼네스반트 사진전'을 관람한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통일 의지를 다졌다. 전날 "휴전선이 반드시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라며 힘주어 말했던 박 대통령은 독일 분단과 통합을 상징하는 장소를 잇따라 찾으며 통일에 대한 강한 희망을 쏟아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찾은 사진전은 그뤼네스반트(구 동서독 접경지대)와 우리의 DMZ를 비교 전시하는 사진전. 우리의 DMZ에 해당하는 그뤼네스반트는 현재 분단의 상처를 극복하고 생태공원으로 복원된 곳이어서 DMZ의 미래상이다. 박 대통령은 "이곳은 비극과 절망을 느끼게 하는 장소였는데 독일 통일이 이뤄짐으로써 희망과 긍지의 장소로 바뀌었다"며 "DMZ도 그런 장소로 바뀌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전이 열린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베를린 중심부에 남아있던 1.3km 길이의 장벽에 세계 21개국 118명의 작가가 벽화를 설치한 야외 전시관이다. 박 대통령은 "분단의 아픔을 씻고 통일과 자유의 상징이 된 장소에서 DMZ 전시가 열려 참으로 뜻 깊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국과 독일 경제인 190여명이 참석한 '한ㆍ독 경제인 오찬'에서는 "통일된 독일이 침체된 유럽경제를 이끌어가면서 성장엔진이자 안전핀 역할을 수행하고 있듯이, 통일 한국도 한민족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한반도 통일이 세계 경제의 새로운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세계 경제인들의 협력을 이끌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제가 직접 주재하는 '통일준비위원회'를 통해 남북한 통일이 한민족 모두에게 축복이 되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베를린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지멘스의 가스터빈 공장을 방문해 적극적인 한국 투자를 당부했다. 지멘스 공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4년 독일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도 시찰했던 곳이다. 선친이 이 곳을 시찰한 뒤 산업 부흥의 각오를 다졌다면 박 대통령은 통일 전후 지멘스의 역할에 주목했다. 지멘스는 통독 직후 11개의 구 동독 기업을 인수해 구 동독 출신 근로자, 엔지니어 등을 훈련시키며 경제통합에 힘썼다. 조 캐져 지멘스 회장은 "한국의 통일은 지멘스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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